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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사찰서 '종교편향 규탄' 법회… 前주지 항의 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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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사찰서 '종교편향 규탄' 법회… 前주지 항의 자해

입력
2008.09.0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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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종교 차별에 항의하는 불심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다. 전국 사찰에서 동시에 종교차별을 규탄하는 법회가 열렸고, 한 스님이 자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불교계는 31일 전국의 27개 종단 1만여 개 사찰에서 음력 8월 초하루 법회를 '헌법파괴 종교차별 이명박정부 규탄 전국 사찰 동시법회'로 봉행했다고 범불교도대회 봉행위원회가 밝혔다. 주요 사찰들은 33번 타종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에서 3,000여명의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법회에서 "오늘 전국 사찰에서 올리는 법회는 부처님의 혜명(慧命ㆍ지혜)을 잇고 불법을 잘 받들기 위한 것"이라면서 "범불교도대회를 치른 뜻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기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지관 스님은 "가정에 있는 어른이 차별을 두면 가족 모두가 불행해지며, 우리 사회와 국가도 차별이 없어야 한다"며 "나라를 다스리는 요체는 공평과 정도로, 힘 있는 사람이 힘이 있다고 함부로 쓰지 말아야 하고 힘없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 바로 자비정신"이라고 말했다.

지관 스님의 법문에 이어 조계사 신도 2명이 종교차별에 항의하는 발언을 했으며, 종교차별에 관한 동영상 상영, 구호 제창 등이 이어졌다.

이날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2,500여명, 수유동 화계사에서 1,000여명의 스님과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종교차별에 항의하는 법회를 갖는 등 전국의 주요 사찰에서 같은 내용의 법회를 열었다고 봉행위 측은 밝혔다.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은 법문에서"그 많은 사람이 모여 종교차별에 항의했는데도 다음날 목사들을 초청해 만찬을 하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만찬자리에 cbs어린이합창단을 초청해 축하공연을 했다"면서 "이는 불교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30일 낮 12시40분께 조계사 대웅전에서 전 상원사 주지 삼보(60)스님이 흉기로 배를 자해했다. 삼보 스님은 미리 준비한 '이명박 정권은 불교탄압을 중단하라'는 내용의 혈서를 신도들에게 나누어준 다음 흉기로 4차례 배를 자해하고 쓰러졌다.

삼보 스님은 조계사 종무원과 119대원들에 의해 일산 동국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보 스님은 "이명박 대통령이 3월에 김진홍 목사를 청와대로 불러 예배를 봤는데 범불교도대회 다음날에도 불교계의 요구에 묵묵부답하면서 김 목사를 포함해 뉴라이트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저녁을 먹는 것을 보고 그 오만과 독선에 낙심을 했다"고 자해 동기를 밝혔다고 조계종은 전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범불교대회 이전부터 종교차별에 항의해 소신(燒身)공양을 하겠다고 자청하는 스님들이 있어 말리느라고 애를 먹었다"면서 "목숨을 걸고 수행하는 스님들인지라 어떤 돌출행동이 나올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불교계는 3일 범불교대표자회의를 열어 범불교도대회를 평가하고 향후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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