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관광산업은 외화획득을 가져오는 국가전략산업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방한외래객보다 내국인 해외여행객 수와 소비 지출액이 더 많아, 관광산업은 국제수지 악화에 한 몫하는 산업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도 방문객 수가 소폭으로 증가하는 반면에 내국인의 해외관광객 수는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니 관광수지 적자가 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수 밖에 없다.
관광에 의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에서는 ‘내나라 먼저보기 운동’과 같은 홍보도 적극적으로 추진했었고, 관광산업진흥을 위해 다양한 정책방안을 내놓기도 했었다. 그런데 경쟁국가에 비해 여전히 볼거리가 없는데다 관광상품 가격경쟁력도 떨어지는데, 무슨 수로 관광수지를 흑자로 돌려놓겠는가.
관광산업이 국제경쟁력을 갖추고, 낙후된 지역개발을 위해서는 관광개발에 대한 정부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관광개발 대상인 자연환경이나 문화유산 등은 사적재보다 공공재 속성을 지니고 있어 민간부문에서 추진 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관광지개발은 토지자원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지금까지 지정된 관광지개발이 미진한 이유는 관광지 지정 후 상승된 부동산가격으로 민간부문에서 사업성이 적어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한다.
관광개발은 초기자본소요가 많고 투자회임기간이 오래 걸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어, 지방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는 관광개발 여력이 부족하고 민간부문에서는 사업성으로 인해 투자를 기피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그런데 정부는 관광단지개발사업에 대한 민간 또는 지방자치단체 역량이 강화되어 공공기관에서 추진할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하여, 한국관광공사 및 경북관광개발공사 관광개발업무를 축소하거나 민영화 한다는 방침을 발표하였다. 관광개발업무가 지자체나 민간부문에 넘겨지게 되면, 과연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과 낙후된 지역개발 수단으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가를 고려해야 한다.
공공부문에서 산업단지나 주택용 부동산을 개발하여 저렴하게 공급하는 정책이 공공성 확보에 있다면, 그와 같은 논리도 관광개발에 적용되어야 한다. 관광산업용지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은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입지적 여건상 공업화 혜택을 받지 못해 낙후된 대부분 지역들은 역설적으로 관광개발의 잠재력이 높다. 따라서 국가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위해서도 정부의 관광개발에 대한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관광개발 대상인 관광자원이 공공재적 속성을 지니고 있고, 이러한 관광 자원을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서 관광개발은 공공부문에서 주도해야 한다. 다양한 관광자원을 저렴하게 찾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때, 대내외적으로 관광산업의 경쟁력을 갖게 된다. 실용정부에서 제시한 공기업선진화 방안 중 관광개발업무를 지방자치단체 또는 시장논리에 맡기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정책인가 재고해 보기 바란다.
김규호 경주대 관광개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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