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하이디스(옛 하이닉스 LCD 부문)의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 관련 기술 4,000여건을 중국의 관계사에 유출한 이 회사 간부들이 사법처리됐다.(한국일보 3월7일자 1ㆍ6면)
인수ㆍ합병(M&A)을 통한 기술유출 행위에 대한 처벌은 이번이 처음으로, 쌍용자동차 기술의 상하이자동차 유출 의혹 사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구본진)는 최근 비오이하이디스의 첨단 기술 4,331건을 중국 관계사인 비오이오티에 유출한 혐의(업무상 배임)로 비오이하이디스의 전 대표 최모(59)씨와 전 개발센터장 임모(45)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비오이하이디스와 비오이오티 사이에 공유 전산망을 구축한 뒤 비오이오티의 중국인 임직원 148명이 서버를 통해 비오이하이디스의 기술을 마음대로 사용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2004년 7월 비오이오티가 TV, 모니터, 15~32인치 노트북 등 5세대 LCD 기술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기술라이센스 계약을 맺었으나, 실제로는 공유 전산망을 통해 다른 핵심 기술까지 모두 유출되도록 방치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를 통해 2005년 4월부터 2006년 9월까지 프로젝트 문서 688건, 도면 2,195건, 기술문서 1,448건 등 모두 4,331건의 기술자료가 유출됐으며, 이 중에는 LCD 핵심 기술자료 200건이 포함돼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2세대, 2.5세대, 3.5세대 TFT-LCD와 10.4~14.1인치 모니터, 1.6~2인치 모바일, 엑스레이나 선박용 특수제품 기술 등 비오이하이디스가 보유한 대부분 기술 관련 자료들이 유출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2003년 하이닉스에서 분사된 LCD 부문을 모체로 하는 비오이하이디스는 2003년 3억 8,000만 달러에 중국 비오이(BOE)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100여명의 비오이하이디스 인력이 중국으로 건너가 합작법인인 비오이오티 공장을 설립했고, 이 공장에서는 2005년부터 5세대 LCD 제품을 양산했다.
이 과정에서 비오이하이디스는 사실상 방치되면서 적자 폭이 증가한 끝에 지난해 5월 법정관리를 거쳐 올해 2월 대만 프라임뷰인터내셔널(PVI)에 재매각됐다.
검찰은 지난해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비오이하이디스 기술 유출 첩보를 넘겨받은 뒤 1년7개월간 내사와 수사를 진행한 끝에 최씨 등을 사법처리했다.
인수ㆍ합병을 통해 외국에 인수된 기업의 기술 유출과 관련해 검찰이 사법처리에 나선 것은 처음으로, 향후 국제적인 기업 M&A 과정에서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된 쌍용자동차 기술 유출 의혹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쌍용차 기술 유출 의혹 사건 수사도 마무리 단계로, 9월 중순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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