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은 결코 녹색 성장을 추구해야 할 미래의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없다."
정부의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해 에너지 및 환경 관련 학계와 시민단체에선 크게 반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원자력은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게 이들 주장의 근거를 이루고 있다. 1979년 미국 쓰리마일 아일랜드 사고나 1986년 옛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대표적인 사례. 국토가 넓지 않은 우리나라의 여건상 한번 사고가 나면 사고 지역에서 수백㎞ 떨어진 곳까지 치명적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원전은 우리가 가급적 피해야 할 에너지원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원전은 20기. 여기에 6기는 건설중이고 2기는 건설 예정이다. 이것도 모자라 앞으로 10기를 더 짓겠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해야 할 정부로선 바람직한 태도라고 할 수 없다는 게 이들 지적이다.
다행히 사고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중ㆍ저준위 폐기물용 처분장과 사용후 핵연료의 중간저장문제 처리 방안 등도 뜨거운 감자가 될 수 있다. 2016년이면 사용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최종 관리 방안 등도 마련돼야 한다.
원전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경제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학계 및 시민단체에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원전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정부에서 확보하고 있는 원전 부지는 현재 6기 정도를 더 세울 수 있는 규모인 만큼 4기는 새로 원전 부지를 선정, 건설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을 경우 비용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
시민단체에선 또 총에너지수요가 느는 것을 기정 사실화한 뒤 이를 원자력발전을 통해서 공급하겠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고 주장한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절대적인 에너지 소비를 늘리면서 과연 녹색성장을 얘기할 수 있는 지 의아하다"며 "진정한 녹색 성장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선 건물 냉난방에 투입되는 에너지에 대한 수요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한편 시민들이 기꺼이 운전대에서 손을 뗄 수 있도록 사회기반시설부터 바꿔 나가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차장도 "에너지총수요를 줄이기 위한 대책은 찾아볼 수 없고, 에너지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단기간내 이를 공급할 대책을 세우다 보니 원자력 밖에 대안을 못 찾은 것 같다"며 "수요 관리 대책을 더욱 강화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에너지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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