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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CEO 탐방]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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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CEO 탐방] 이종수 현대건설 사장

입력
2008.08.2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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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2단계 상향조정, 사상 최대 실적(순이익 3,976억원) 달성, 국내 최초 해외 건설 수주 600억 달러 돌파….

2006년 3월 이종수(59) 사장이 현대건설의 키를 잡으면서 거둔 성과들이다. 이 사장은 최근의 비약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예전 '건설명가'의 명성을 완전히 되찾기까지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전성기 때의 현대건설이 100이었다면 현재는 90 정도의 고지에 도달한 셈"이라며 "이제 현대건설은 한 때의 어려운 시절을 완전히 극복해 무엇을 해도 좋을 만큼 사업기반이 탄탄해졌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상승세를 바탕으로 현재 30%인 해외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초 47억달러이던 해외수주 목표를 상반기에 이미 달성해 6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거의 다 채웠습니다. 현재 70억 달러 수주를 예상하는데 무난히 달성할 것 같습니다." 1978년 입사해 재정, 인사, 기획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치면서 '현대맨'으로 잔뼈가 굵은 이 사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

이 사장의 해외 장 확대 전략은 기름값 폭등으로 온 나라가 시름할 때 그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1973년 1차 오일쇼크와 1980년 2차 오일쇼크에 이어 올해 고유가 파동이 한국과 같은 원유 수입국에는 충격이지만, 산유국들에겐 호황"이라며 "이를 수주의 호기로 활용해 수익성 높은 건설ㆍ플랜트 분야 수주 목표액을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특히 일본과 유럽 업체들이 독점해오던 GTL(천연가스액화정제시설) 공사를 수주하는 등 중동을 중심으로 올해 해외 수주액이 65억 달러에 이른다. 현재 총 수주잔고는 38조4,000억원으로 국내 기업으로는 최고 수준인 6년치 일감을 확보해놓고 있다.

'온화한 카리스마'로 통하는 이 사장은 임직원과의 소통에도 노력하는 최고경영자(CEO)로 유명하다. 2006년 3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중동, 동남아시아, 미주 등 40개 국가, 400여 현장을 휴가나 명절 연휴 때 방문해 직원들을 하나하나 격려했다.

이 사장은 "대부분의 일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데다 CEO의 현장 방문이 상품 품질에 큰 영향을 미쳐 현장경영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여름 휴가도 카타르, 쿠웨이트 등 중동 현장 직원들과 함께 하며 보냈다. 최고기온이 50도에 육박하는 이역만리에서 보낸 '불볕 사막 피서'였다.

이 사장은 또 "국민의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에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며 '윤리경영'과 '상생경영'실천을 강조했다.

이 사장은 특히 "일반인들 사이에서 '건설사=뇌물 청탁의 온상'으로 비춰지는 것이 억울하다"고 강변했다. 그는 "전문건설사를 제외하고 종합건설사만 국내에 1만3,000개가 되는데 이 중 한 두 업체가 문제를 일으켜도 마치 모든 건설사가 그런 것처럼 싸잡아 욕을 먹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대건설 정도의 기업이 되면 비자금 같은 부분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는 구조"라며 "클린컴퍼니가 되지 않고선 오늘날의 현대건설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최근의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건설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현대건설은 주택 전문 업체들과 달리 해외사업 비중이 높게 사업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국내 주택시장 위축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고 낙관했다. 주택경기 침체와 관련해서는"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국내 아파트의 전반적인 질은 예전보다 다소 떨어질 수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의 역기능을 우려했다.

개인적인 철학과 관련, 이 사장은 노자(老子)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가슴에 두고 경영에 임한다고 했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인데, 물처럼 깨끗하고 겸손하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것 만큼 바람직한 게 없는 것 같다." 이 사장은 "이를 통해 직원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불굴의 의지, 강인한 추진력 등으로 대표되던 '현대정신'과 상충하는 듯 했지만, 그의 '온화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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