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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갑상선암·난소암·유방암 증가율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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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갑상선암·난소암·유방암 증가율 '금은동'

입력
2008.08.28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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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 환자 중 갑상선암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2007년 한 해 동안 입원치료를 받은 암 환자 18만8,206명 가운데 갑상선암 환자가 2만4,295명으로 전년도(1만8,361명)보다 32.3%(5,934명)나 늘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난소암(605명ㆍ16.8%), 유방암(2,592명ㆍ16.3%) 순으로 많이 늘어났다.

■ 갑상선암 1기 진단시 98% 생존

갑상선암이 증가율 1위를 기록한 것은 실제 암 발생이 늘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건강에 관심이 높아져 적극적인 검진과 치료를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갑상선암은 다른 암보다 암세포의 진행속도가 느린 '거북이 암'이고, 수술 후 생존율도 월등히 높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다. 1기 갑상선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98.3%이고 2기 8.43%, 3기 70%이다.

그러나 갑상선암도 치료효과를 높이려면 다른 암처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뒤 수술 받으면, 수술범위가 커져 성대를 지배하는 신경까지 잘라내 목소리를 잃을 수도 있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대개 증상이 없지만, 갑상선 혹이 딱딱하고,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주위 조직과 붙어 잘 움직이지 않으며, 옆 목의 림프절이 커졌다면 의심해봐야 한다.

진단에는 초음파검사와 미세침흡입세포검사, 컴퓨터 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이 쓰인다. 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 전문클리닉 박정수 교수는 "갑상선 동위원소 검사는 최근 진단 효용성이 문제돼 되도록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0.2㎜의 미세 종양까지 발견하는 초음파 검사는 암 확진은 어렵지만 암 가능성이 높은 혹을 찾는 데 가장 중요하다. 암 감별에는 미세침흡입세포검사가 가장 유용하다.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가는 주사침으로 갑상선 혹에서 세포를 뽑아내 암세포 여부를 현미경으로 알아내는 검사법으로 진단정확도가 95%에 이른다.

갑상선암은 크게 유두상갑상선암과 여포암, 휘틀세포암, 수질암 등 4가지다. 갑상선암의 80~90%인 유두상갑상선암과 여포암은 그리 위험하지 않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외과 홍석준 교수는 "유두상갑상선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5% 미만"이라고 말했다. 반면 휘틀세포암과 수질암은 예후가 좋지 않다.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2~3%에 불과하지만 전이되면 완치하기 어렵다.

치료법으로는 기본적으로 암 덩어리를 떼내는 수술이다. 주로 목 중앙 아래 부분에 가로로 피부를 절개한 다음 갑상선을 잘라낸다. 수술 과정에 주변 후두신경과 부갑상선을 안전하게 보존하는 것이 관건이다.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으로는 후두신경 손상으로 인한 쉰 목소리, 고음 발성 장애, 저칼슘혈증에 의한 근육 경련이나 마비 등이다. 여성은 진한 흉터가 생겨 고민거리가 되기도 한다. 갑상선을 제거하면 호르몬제제를 평생 먹어야 한다.

또한 고주파 열 치료법도 있다. 1㎜ 굵기의 가는 바늘을 갑상선에 삽입하고, 전자레인지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원리와 같이 바늘을 통해 고주파를 발생시켜 생기는 열로 종양을 없애는 방법이다. 시술시간이 30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외래에서 전신마취 없이 실시한다. 시술 중이나 후에 큰 통증을 일으키지 않고 바로 회복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 난소암도 1기 발견 시 90% 생존

난소암은 무서운 암이다. 통계청 분석에 따르면, 2005년 난소암으로 사망한 여성은 754명이었다. 유방암(1,591명)이나 자궁경부암(1,067명) 사망자보다 적지만 백혈병으로 사망한 여성(645명)보다 많다.

난소암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드물게 복부가 팽창하거나 불편함이 생기고, 질에서 피가 나오기도 하지만 환자 대부분은 병에 걸렸는지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환자의 75%가 복부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3기를 넘겨서야 병원을 찾게 된다. 하지만 난소암을 1기에 발견하면 5년 이상 생존율이 90%가 넘는다. 하지만 2~3기에 발견하면 70%, 3~4기는 30%로 낮아진다. 4기가 넘으면 생존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조기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환자의 5~10%가 가족력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어머니나 이모, 딸, 할머니, 고모, 손녀 등 가족 중 누군가 난소암을 앓았다면 발병 위험은 4~5배 높아진다.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는 대체로 3단계로 진행된다. 눈으로 골반을 관찰하거나 손으로 진단하는 '골반내진'은 난소암 진단 확률이 30%에 불과하지만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이후 혈액검사나 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촬영 등의 정밀검사를 통해 난소암을 확진한다.

강남성모병원 산부인과 이준모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난소암 4기 환자는 수술이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4기 환자의 20~25%는 5년 이상 생존이 가능하다"며 "난소암 전문 병원이나 의료진을 찾아 적극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 유방암 20~30대도 안심 못해

유방암은 대개 40대 이상 여성에게 잘 발생하는데 최근 들어 20~30대 젊은 여성환자도 늘고 있다. 대한영상의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방암 환자의 39%가 폐경 전인 40대 여성이었다. 또 20~30대 유방암 발병 비율이 25%나 돼 미국 등 선진국보다 4배 가량 높았다.

암 성장 속도는 암세포 숫자가 2배로 증가하는 기간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반적인 유방암 환자는 3~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젊은 유방암 환자는 1개월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한부경 교수는 "검진을 받고 종양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해도 다음 검진을 받기 전에 암이 급속히 자라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유방암이 급증하는 가장 큰 원인은 식습관 때문이다. 고지방ㆍ고칼로리 식단은 유방암 발병에 직접적인 원인이다.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모유 수유 기피 등의 영향도 많다. 한국유방암학회 조사에 따르면 출산 연령이 1년 늦어질수록 유방암 발병 위험은 3% 정도 늘어난다. 반면 모유를 1년 더 먹이면 유방암 발병 위험은 4.3% 감소했다.

유방암은 자가 진단도 효과가 있지만 맹신해서는 안된다. 종양이 지름 1㎝ 크기로 자라려면 암세포가 1,000억개가 돼야 한다. 병원에서 유방촬영술을 통해 종양을 관찰하려면 8년 정도 걸리고, 스스로 만져 알아챌 정도가 되려면 10년 넘게 걸린다.

과거 유방암 수술은 대부분 가슴 근육과 피부, 겨드랑이 임파선을 광범위하게 잘라냈다. 하지만 요즘은 최소한으로 절개하면서 동시에 실리콘백이나 식염수백을 집어넣어 원래 모습보다 아름다운 유방을 만드는 '동시 재건술'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처진 아랫배의 근육을 유방쪽으로 끌어올려 더욱 보기 좋은 유방을 재건하는 시술도 젊은 층 환자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암센터 유방암팀 손병호 교수는 "유방 동시 재건술을 하면 암 재발이 될 것이라고 그동한 생각해온 것은 잘못"이라며 "미국이나 서구의 연구결과 뿐만 아니라 서울아산병원의 결과에서도 재발에 차이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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