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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 맞은 신영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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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 맞은 신영복 교수

입력
2008.08.2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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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에서는 신문 한 장 볼 수 없을 정도로 정보가 차단돼 있었기 때문에 오히려 논리적이고 성찰적인 사고가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요즘, 독자들도 정보 중심의 생각보다도 그런 사고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의 저자 신영복(67)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27일 열린 책 출간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책이 꾸준히 읽히고 있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의 출소(1987년 8월)와 함께 출간된 이 책은 20년간 50만부 이상 가량이 팔리며 ‘옥중문학의 꽃’이 됐다. 감옥에 갇혔던 20년 20일이라는 세월만큼이나 감옥 밖에서의 시간이 흘렀고,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변화가 진행됐지만 그는 여전히 “감옥에서 보낸 시절은 나의 대학시절과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신 교수는 “감옥에 갇히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그곳에서 만났고 그들을 만나 나는 창백하고 관념적인 인텔리로서의 태도를 버리게 됐다”며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의 차이를 통해 나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개조시킬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옥은 감옥 밖 사람들에게 갇혀 있지 않다는 착각을 하도록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며 “우리는 감옥 밖에 있지만, 각종 지배 이데올로기와 감시체제에 포위돼 있고, 감시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복역했던 신 교수는 마침 이날 국가보안법 위반(이적단체 구성) 혐의로 오세철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체포된 사건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단체가 있고 그것을 정치적 결사체로 인정하지 않고 억누른다고 해서 그 갈등은 없어지지 않는다”며 “정부가 지난 10년간 국가보안법 적용에 신중했지만 보수정권의 출현과 함께 다시 과거와 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아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최근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출간 20주년을 기념해 1966년 서오릉 소풍길에서 마주친 소년들과의 순수한 만남과 우정을 그린 수필 <청구회 추억> 도 발표했다. 그가 사형 선고를 받고 남한산성 육군교도소에 있을 때 휴지에 썼던 글이다. 두 책의 출간을 기념해 이날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는 독자들이 참가한 ‘북 콘서트’도 열렸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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