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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이야기] 포르셰의 듀얼 클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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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이야기] 포르셰의 듀얼 클러치

입력
2008.08.2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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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스포츠카 제작사인 포르셰가 지난달 말 국내에 ‘뉴 911 카레라’를 선보였다. 포르셰는 굳이 그 이름을 거론할 필요가 없을 만큼 ‘가장 빠른 차’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런 포르셰가 ‘더 빨리’를 목표로 새로운 ‘무기’를 장착했다.

PDK. 독일어로 ‘Porsche DoppelKupplung’의 약자다. 우리 말로는 차량 변속의 핵심 장치인 ‘클러치가 두 개’라는 뜻이다. 통상 차량에는 엔진에서 발생한 힘을 기어와 바퀴에 전달하기 위해 클러치라는 한 개의 매개체를 통과한다.

그렇다면 두 개의 클러치는 어떤 효과를 내는 것일까. 포르셰 측은 무엇보다 빠른 변속이 최대 장점이라고 소개한다. 예를 들어 일반 차량에선 1단에서 2단으로 기어를 바꾸려면 클러치가 열리고, 1단 기어가 풀린 뒤, 다시 2단계 기어가 물리고, 이어 다시 클러치에 접속되는 과정을 거친다.

물론 PDK 시스템은 다르다. 새 기어박스에는 기존 포르셰보다 2단의 변속을 더한 7단 기어가 장착돼 홀수(1ㆍ3ㆍ5ㆍ7)와 짝수(2ㆍ4ㆍ6) 조합이 각각 다른 클러치를 사용하게 했다. 변속 때 기아가 빠지고 물리는 기존 클러치의 과정이 생략되는 셈이다. 미리 준비된 두 개의 클러치가 1, 2, 3, 4, 5, 6, 7단으로 빠르게 올라가는 변속을 ‘홀ㆍ짝’으로 도와주기 때문이다.

포르셰 측은 “클러치가 떨어지는 느낌, 즉 기어변화 과정이 사실상 거의 생략되므로 변속 과정에서 ‘공회전의 느낌’이 없어지면서 초고속 비행기가 이륙할 때의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뉴 카레라 S(수동 기준)의 경우 4.5초인 제로백(0→100㎞/h) 시간이 PDK 장착으로 0.2초 이상 줄어든다.

그렇다고 더블 클러치 장치가 이 차량에 처음 도입된 것은 아니다. 당초 1980년대 코드명 ‘956’인 경주용차에 장착됐다. 당시 이 경주용차는 운전대에 장착된 기어변속장치(패들 스위치)를 통해 빠르게 변속함으로써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가속 성능을 과시했다.

양산 차량에 투입되기 위해 20여년간의 시험과 개선이 이뤄졌다는 PDK. 질주 본능을 위해 탑재된 만큼, ‘달리기’만을 꿈꾸는 마니아들의 마음은 설렐 수 밖에 없다.

박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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