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잔치 뒤 빈 무대를 선점하려는 여야의 행보가 모처럼 분주하다. 올림픽 효과를 만끽했던 청와대는 오랜만에 곧추선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 곡선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할 태세다.
이에 맞서 야당은 여차하면"일방통행,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을 그만두라"며 고함을 내지를 채비다. 이래저래 올림픽 이후 정국은 포연 자욱한 격한 전장이 될 것 같다.
여의도는 다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조만간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온다.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 활동도 재개된다.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된 3개 부처 장관에 대해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상임위도 개최된다.
김황식 감사원장 후보, 양창수 대법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밀리지 않으려는 여야의 숨소리가 벌써부터 거칠다.
9월 정기국회로 들어서면 양측 격돌은 더욱 거세질 것 같다. 여당에겐 정기국회 과정에 통과시켜야 할 법안이 줄을 서 있다. 공기업 개혁과 부동산 세제 완화, 각종 규제 개혁을 위한 첫 삽을 떠야 한다.
법적 물적 기반을 갖춰 놓아야 집권 2년차가 순조로워진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정기국회를 보수 대개혁의 기반을 조성하는 국회, 선진 강국의 틀을 만드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야당은 정기국회 공간에 가진 화력을 죄다 쏟아 부을 채비를 하고 있다. 야당으로서 처음 맞는 국정감사를 통해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내보여야 한다. 특히 하반기 정국의 포인트가 될 재보궐 선거가 10월 29일로 다가온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소수야당이지만 작심하고 정부 여당을 몰아세울 것이다.
국정감사와 각종 법안처리 과정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올 공산이 크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과 무능을 상임위별로 하나하나 파헤쳐 그 실상을 국민에게 알려 내겠다"며 이빨을 드러냈다.
여야의 격돌 속에서 청와대의 드라이브는 계속될 것이다. 올림픽을 업고 쇠고기 국면을 탈출한 이 대통령의 수첩엔 각종 개혁 정책 발표 일정이 빼곡하다. 26일 2차 공기업 선진화 방안 등 각종 개혁 정책이 차례대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참에 지지율 상승세를 지속시켜 놓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지난 6개월 간 보여주지 못한 '일하는 정부'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자는 의욕에 가득 차 있다.
문제는 경제 지표다. 서민들의 체감 경기다. 이 대통령의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이 대통령에게 다시 위기 국면이 도래할 수 있다. "일방 통행식 밀어붙이기 국정운영"이란 비판은 언제든지 고개를 들 수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 고비가 될 그 시기를 10월 초쯤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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