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송병준의 경기 용인시 묘가 무연고 묘로 처리돼 토지주에 의해 개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용인시에 따르면 처인구 양지면 추계1리 송병준의 묘지를 포함한 임야 1만4,000여㎡의 소유자 이모(48)씨는 지난해 7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묘지 연고자를 찾기 위한 분묘 개장 공고를 냈지만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자 같은 해 11월 묘지를 개장해 유골을 화장했다. 이씨는 유골을 충남 금산군의 한 납골당에 봉안한 뒤 납골증명서를 용인시에 제출했다.
송병준의 묘지가 있는 추계1리 임야의 소유권은 2003년 1월 송모(56ㆍ여)씨에서 이씨로 이전됐다. 송씨는 2005년 친일재산환수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서둘러 토지를 판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 관계자는 "이씨에게 임야를 판 송씨는 송병준의 후손으로 알려져 있다"며 "묘지의 존재를 알고 있었을 텐데 분묘 개장 공고 때 찾지 않은 이유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완용과 함께 대표적 친일파 중 한 명인 송병준은 한말 이완용 내각에서 농상공부대신, 내부대신 등을 차례로 역임하고 국권 피탈을 요청하는 한일합방 청원서를 직접 냈으며 일제로부터 백작 작위를 수여 받았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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