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의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검사들도 신규 임용 때 검사로서의 직분과 책임에 충실할 것을 맹세하는 선서를 낭독하게 된다. 그러나 ‘검사 선서’의 도입이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법무부는 수개월 동안의 의견 수렴 및 문구 수정 작업을 거쳐 최근 ‘검사 선서’를 완성, 이달 초 경력 변호사들의 검사 임명식 때 이 선서를 처음 도입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검사는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거악(巨惡)을 척결한다는 특별한 사명을 지닌 만큼 임관 때 자신의 사명을 되새겨 보라는 의미에서 검사 선서를 만들었다”고 도입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정연주 전 KBS 사장 기소, MBC PD수첩 수사, 네티즌 광고중단 운동 수사 등 검찰의 최근 행보에 비춰, 정치적 독립을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검사들이 지나치게 정권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야권과 시민단체에서 가뜩이나 검찰의 ‘정치적 의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지시에 따라 타율적으로 ‘선서’를 도입하는 게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은 3월 20일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김경한 장관에게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검사도 평범한 공무원과 다르게 선서를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검사 선서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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