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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미셸 오바마 '화려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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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의 선택/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 미셸 오바마 '화려한 데뷔'

입력
2008.08.2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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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대선 승리의 진군 나팔을 불기 시작한 전당대회 첫날의 주인공은 단연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부인 미셸 오바마였다. 미셸은 25일 7시간 동안 계속된 릴레이 연설의 대미를 장식했는데 행사장인 덴버 펩시센터에는 그의 연설을 듣기 위해 오히려 행사 막마지에 더 많은 사람이 몰렸다.

평소 패션 리더라는 말을 듣는 미셸이지만 이날은 수수한 초록색 원피스 차림으로 나와 행사장을 가득 메운 2만여명의 기립 박수를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대학농구팀 코치인 오빠 크레이그 로빈슨의 소개로 등단한 미셸은 아버지가 생산직 근로자였고 ‘다발성 경화증’에 시달린 사실을 언급한 뒤 “아버지는 우리의 영웅이었다”며 가족의 가치를 부각했다. 자신이 생산직 근로자의 자식이었음을 강조함으로써 당내 경선 과정에서 남편 오바마 의원이 취약성을 드러낸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호소력을 높이려 했다.

미셸은 오바마 의원에 대해 “나는 아주 특별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믿는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로서, 내 생의 중심에 있는 내 딸들의 어머니로서, 이 자리에 왔다”고 강조했다. 또 “그들은 내가 아침에 깰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존재고, 내가 잠자리에 들 때 가장 마지막까지 생각하는 존재”라며 가족의 가치를 다시 강조했다.

미셸은 “화장실을 엉망으로 만드는 남편을 향해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며 오바마 의원의 인간적 면모를 강조하고 남편에게 따라붙는 엘리트주의 시비를 차단하려 했다.

미셸은 “나는 미국을 사랑한다”며 애국심을 강조했다. “나는 내 생애에서 비록 작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나에게 너무 많은 것을 선사해준 미국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많은 수입이 보장된 법률회사를 떠나 공직에 몸담았고 젊은이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하도록 이끄는 일에 참여했다며 구체적 사례를 들기도 했다.

미셸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성인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미국에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그 이전에는 미국에 반대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 미셸은 미국에 대한 감사와 함께 자신의 애국심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조, 애국심 논란을 털고 가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미셸은 연설 때 항상 동행했던 딸 말리아(10)와 사샤(7)를 이날도 무대에 올려 캔자스에 있는 아빠 오바마 의원과 화상 대화를 나누는 이벤트를 연출하기도 했다.

두 딸은 ‘그녀가 사랑스럽지 않나요’라는 노래에 맞춰 무대에 등단했다. 두 딸이 “아빠, 사랑해요”라고 하자 오바마 후보는 말을 잇지 못했고 사샤는 어머니의 연설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확신에 찬 목소리로 “엄마도 훌륭했다”고 외쳤다. 오바마 의원은 퇴장하는 두 딸을 향해 “목요일 돌아갈 때까지 어머니 잘 돌보고 있어”라고 당부했다.

덴버=고태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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