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향한 본격적인 행진을 시작했다. 오바마 의원의 대선 승리를 위해 당 전체가 참여하는 출정식인 민주당 전당대회가 25일 4일간의 일정으로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막을 올렸다.
이틀 전 당내 최고의 외교ㆍ안보통인 조지프 바이든 상원 외교위원장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오바마 의원은 28일 후보수락연설을 통해 전당대회의 절정을 장식한 뒤 11월4일 대선때까지 2개월여에 걸쳐 대선전에 뛰어든다. 특히 오바마 의원의 후보수락연설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덴버 인베스코 야외 미식축구 경기장에서 7만6,000여명의 민주당 대의원 및 지지자들이 참여해 진행될 예정이어서 전당대회의 축제 및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게 된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누르며 기세를 올렸던 오바마 의원이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과의 본선 경쟁에서 지지율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진다. 때문에 부통령 지명 및 전당대회 효과가 오바마 의원에 대한 지지 확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전당대회 첫날인 25일에는 오바마 의원의 부인 미셸과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연단에 올라'여성 파워'의 기세를 올린다. 존 힉켄룹퍼 덴버 시장, 클레어 매카스킬 상원의원, 제시 잭슨 주니어 상원의원 등도 펩시센터에서 오바마 지지를 호소하는 릴레이 연설에 나선다.
오바마 의원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의원의 연설은 26일로 예정돼 있다. 바이든 부통령 후보 지명자는 27일 연설을 통해 명실공히 '오바마-바이든'의 짝을 이룰 예정이다. 25일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무장관을 지낸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장관이 취재진에게 오바마 의원의 외교정책 기조를 브리핑하는 등 정책대결 전선에서도 포문을 열었다. 덴버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것은 당 역사상 100년만의 일이다. 흑인 대통령의 가능성을 연 오바마 의원이 집중적으로 부각되면서 덴버에는 취재진만 1만5,000여명이 몰리는 등 정치 열기가 뜨겁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한 뒤 적잖이 불만을 표출해온 것으로 알려진 힐러리 의원이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 자신이 확보한 대의원을 오바마 의원측에 넘겨줄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 화합을 위한 기반도 넓혀지고 있다.
AP통신 등은 힐러리 의원이 27일 지지 대의원들을 위해 따로 리셉션을 마련, 이들에게 공식적으로 자신에 대한 지지 의무를 해제하고 오바마 의원을 지지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힐러리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표결할 대통령 후보 명단에 오바마 의원과 함께 올라 있으나 이는 힐러리 의원에게 화합의 명분을 주기 위한 것일 뿐 오바마 의원의 대선후보 지위에는 어떠한 변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힐러리 지지자들이 실질적으로 오바마 의원 지지로 돌아설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민주당은 오바마 의원의 요청을 받아 들여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의 방침을 어기고 선거일정을 앞당겨 투표를 실시해 투표 결과가 무효화됐던 미시간과 플로리다 등 2개주에 대해 전당대회에서 대의원들의 투표권을 인정하기로 결정, 당내 화합 기반을 다졌다.
■ '바이든 효과' 글쎄… 오바마 지지율 소폭 상승에 그쳐
조지프 바이든 의원이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됐지만 버락 오바마 후보의 득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바이든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이 발표된 23일 미 일간 USA 투데이와 여론 조사 기관 갤럽이 유권자 876명을 상대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바마 의원이 바이든 의원을 러닝 메이트로 지명한 것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대해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하게 할 것"이라는 응답이 14%,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응답이 7%로 나타나 실질 플러스 효과가 7%인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존 에드워즈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발표했을 때 실질 플러스 효과는 17%였다. 또 "바이든 의원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는 응답이 23%, "바이든 의원에 대해 아무런 의견이 없다"는 응답이 28%로 과반수인 51%가 바이든 의원을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바이든 의원의 낮은 지명도가 낮은 실질 플러스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913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바마 의원이 바이든 의원을 러닝 메이트로 선택한 것이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13%가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응답, 10%가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도록 만들 것"이라고 응답한 것보다 단지 3% 높았다. 75%는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 공화당, 바이든 지명 직후 네거티브 공세 강화
"그녀(힐러리 클린턴)는 수백만 표를 얻고도 티켓은 얻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진실을 말했기 때문이지요."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조지프 바이든 의원이 확정되자 공화당의 존 매케인 진영이 발 빠르게 네거티브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고 24일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광고의 초점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부통령 후보에 지명되지 못한 점을 부각함으로써 민주당에 반 오바마 정서를 촉발하는 것.
매케인 진영이 내보낸 TV 광고는 클린턴 의원이 민주당 선거 유세 과정에서 "오바마 후보 진영이 네거티브쪽으로 가고 있다"며 오바마 의원측을 비난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내레이션 처리된 성우가 클린턴 의원이 부통령 후보에 지명되지 못한 이유를 "진실을 말했기 때문"이라고 자문자답하는 형식으로 맺고 있다.
광고가 방영되자 클린턴 의원측의 캐슬린 스트랜드 대변인은 곧바로 성명을 발표하고 "오바마 후보에 대한 클린턴 의원의 지지는 확고하다"며 "네거티브쪽으로 가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매케인 진영"이라고 반박했다. 오바마 진영의 데이비드 악셀로드 대변인도 "오바마 의원은 클린턴 의원을 매우 존경하고 있다"며 매케인 진영의 광고를 반박했다.
그러나 일부 클린턴 의원 지지자들이 클린턴 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지 못한 것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어 오바마 의원측 광고가 얼마나 반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매케인 후보 진영은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바이든 의원이 경선기간 후보토론회와 지난해 abc방송과의 인터뷰 등에서 오바마 의원을 비판하고 매케인 의원을 칭찬하던 모습을 TV광고로 내보냈다.
덴버=고태성 특파원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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