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로 예정된 대규모 범불교도 대회를 앞두고 경찰이 성난 불심(佛心) 앞에 납작 엎드렸다. 최근 지관 스님의 승용차 과잉검문, 경찰 복음화 포스터 등으로 '뿔이 난' 불교계 달래기에 경찰 수뇌부는 물론 일선 경찰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원래 불교도였다" "남해 보리암에 가면 내가 부처님께 절을 올리는 사진이 있다"는 등 불교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어 처장은 또 최근 중진급 스님 290명에게 보낸 편지의 효과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오해가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며 "주요 위치에 있는 스님 한 분이 답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김석기 서울경찰청 청장도 범불교도 대회를 여는 불교계 입장을 존중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청장은 "집회 도중 큰 탈이 없을 것이라는 큰 스님들의 말을 믿는다"며 주최측을 신뢰한다는 차원에서 시위 진압 병력을 집회 장소 주변에 배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일선 경찰서도 수뇌부의 불심 잡기에 박자를 맞추는 모습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5일 분양권 중개인 문모(50)씨를 협박, 수 년간 12억원을 빼앗은 혐의로 폭력조직 행동대원 장모(40), 윤모(39)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금 1억6,000만원 등 12억원을 강취 당한 문씨는 서울 소재 D사찰의 주지로 드러났다. 그러나 경찰은 이 사실을 애써 감춰 성난 불심 달래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한편 범불교도 대회 참석 인원에 대해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은 "한 50만명은 와야지"라고 말했으나, 대회 봉행위원회 실무자들은 10만~15만명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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