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대우조선해양의 강력한 프로펠러가 될 것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밝힌 출사표다. 한화는 대우조선 인수를 가장 먼저 선언했을 정도로 자신감에 차있다. 실제 인수희망 기업 가운데 대우조선을 주력 계열사이자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중·장기 육성 플랜까지 내놓은 곳은 한화가 유일하다.
최근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김 회장은 올해 여름휴가를 생략한 채 대우조선 인수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할 정도로 열의가 대단하다. 김 회장은 "'글로벌 한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대우조선 인수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며 인수전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사실상 대우조선 인수를 전제로 '제2의 창업'을 선언한 셈이다.
한화는 이미 1년 전부터 대우조선 인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가동해왔다. 그룹 경영기획실 유시왕 사장을 팀장으로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정예 인력이 포진해 있으며, 올해 4월 공식 출사표를 던진 이후엔 TF팀 인원을 대폭 보강했다.
한화가 내놓은 인수 청사진을 보면 대우조선을 원동력으로 지난해 27조원이던 그룹 매출을 2017년 100조원으로 4배 가량 끌어올리기로 했다. 대우조선을 그룹 성장에 '이용'하기보다는 핵심 계열사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원 오브 컴퍼니스(One of Companies)'가 아니라 '더 컴퍼니(The Company)'가 될 것"이라 며 "이를 통해 조선ㆍ화학, 금융, 레저의 안정된 3대 성장 축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인수가 이뤄지면 대우조선의 사업 구조도 대폭 개편할 방침이다. 한화 측은 "70%가 넘는 조선 비중을 낮추고 대신 해양플랜트, 도시·자원 개발, 환경 등 성장성이 높은 신사업 비중을 50%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일각에서 지적하는 인수자금 조달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화는 최근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한화의 중ㆍ장기 성장전략' 주제의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 계획과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 향후 투자계획 등을 밝혔다.
한화는 이 자리에서 현재 확보된 재원 규모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최종 협의단계에 있으며 향후 한화건설과 대한생명의 기업공개(IPO), 자체 부동산 유동화로 인수자금을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한화의 자금동원 능력은 한화석유화학 유상증자(4,000억원), 한화건설 회사채 발행(1,850억원), 시흥매립지 등 자체 부동산 유동화(1조원), 대한생명 상장(1조~2조원) 등 4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시왕 사장은 "인수자금 마련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기업 인수ㆍ합병(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수 후 얼마나 성공적으로 운영하느냐 여부인데, 한화는 이미 수 차례 이런 역량을 입증한 만큼 최적의 후보"라고 강조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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