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가 정의구현전국사제단 대표인 전종훈(42) 신부에게 안식년을 부여해 교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대교구는 21일 단행된 사제 117명에 대한 8월 정기인사에서 전 신부에게 안식년을 부여했다. 이로서 전 신부는 수락당 본당 주임신부 직을 놓고 1년간 안식년을 갖게 됐다. 또 제기동 본당 주임인 함세웅 신부는 청구본당 주임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전 신부에 대한 안식년 부여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교계 일부의 지적이다. 천주교 사제는 서품 받은지 10년이 넘으면 안식년 휴가를 할 수 있으며 정년 때까지 통상 한 차례 하는데, 전 신부는 이미 2001년에 안식년을 보냈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가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폭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 시위 등 사회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온 사제단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천주교 내에서는 사제단의 활동이 사제의 신분에 걸맞지 않는다는 보수적인 의견이 있어왔다.
이번 인사에 대해 사제단 측은 "인사는 교구장의 권한"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 신부는 "내가 (안식년을) 받아들였는데, 관심은 고맙지만 별로 도움이 안 된다"면서 "아무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실 허영엽 신부는 "인사권은 교구장 고유의 권한으로 본당에 들어오거나 나가는 인사에 대해서는 한 달 전에 총대리주교와 당사자가 조율하며 전 신부도 그렇게 했다"면서 "면직이나 정직이 아닌 안식년 부여로는 전 신부의 활동에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문책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경욱 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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