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트 무야르트 글ㆍ로트라우트 수잔네 베르너 그림/살림 어린이 발행ㆍ104쪽ㆍ9,500원
'용기'를 주제로 한 네덜란드 작가의 동화 3편을 묶었다. 길 옆 어느 집 현관 문지방 위에 놓여있는 편지를 발견한 소녀 로지. 편지를 열어보고 싶어 손을 내밀었다가, "내가 열어보면 안되는 거야!"라며 뒷걸음질을 친다. 하지만 궁금증을 참을 수 없는 로지는 편지를 스웨터 안에 품고 집으로 달음질치는데… 집에 와서도 편지를 열어볼까 말까 갈등이 계속되고 "나의 심장에게" "그대의 반쪽이" 라고 씌어있는 겉봉의 글씨는 로지의 궁금증을 부채질한다.
편지를 발견한 엄마는 이를 '연애편지'라며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말하고, 언니 리네는 무시무시한 편지라고 겁을 준다. 급기야 수증기를 봉투에 쬐고 내용을 보려다 발각된 로지는 편지를 엄마에게 빼앗기고 편지주인을 찾아 나선다. 로지에게 닥친 양심의 가책과 호기심 사이의 갈등은 유난히 궁금한 것이 많은 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주 맞닥뜨리는 상황이다. 갈등 상황에서 용기를 냈을 때 얻는 보상으로 작가가 제시하는 것은 '마음 따뜻함'과 '일상의 평화'다. 재치있는 대사와 친근감 넘치는 삽화는 용기의 가치를 설득하기에 모자람 없다. ('로지가 주은 편지')
이유없이 급우들을 물고 꼬집고 할퀴는 모나라는 교실의 폭군에게 대항하는 마르타('모나라는 이름의 짐승')의 이야기는 언제 어떤 식으로 용기를 발휘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윽박지르듯 물구나무서기를 시키자 수치심에 울음을 그치지 못하던 마르타는 갑자기 "사람은 주먹보다 머리를 쓸 줄 알아야 하지"라는 엄마의 말을 떠올린다.
물구나무를 하다가 죽은 척 함으로써 교내에 소동을 일으키고 선생님으로 하여금 사태를 파악하게 한다. 생각 없는 용기(만용)와 기지와 결합된 용기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하기 싫고 두렵고 무섭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하는 마음가짐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아이들에게 잘 설득한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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