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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한국, 日 잡았다 하면 '8회 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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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한국, 日 잡았다 하면 '8회 역전극'

입력
2008.08.2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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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야구는 애증의 역사를 안고 있다. 객관적인 실력으로는 한국이 분명 일본보다 한 수 아래지만 결과는 달랐다. 특히 일본 전 승리는 '8회 역전 드라마'로 불릴 만큼 짜릿한 승부가 이어졌다.

한국이 일본 야구에 자신감을 갖게 된 계기는 교과서 왜곡문제로 대일 감정이 절정에 달했던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이었다. '8회 역전 드라마'의 시초였다. 한국은 대학생이던 선동열의 역투 속에 0-2로 끌려가던 8회말 대타 김정수의 적시 2루타와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고, 계속된 2사 1ㆍ2루에서 한대화가 3점 홈런을 작렬해 5-2 대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사상 첫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의 제물도 일본이었고 승부도 8회에 갈렸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3ㆍ4위전에서 8회말 이승엽이 일본의 에이스 마쓰자카를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날리며 3-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 것.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일본에 '8회 징크스'를 안기며 승리를 이어갔다. 일본 야구의 상징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예선 당시 1-2로 끌려가던 한국은 8회초 이승엽이 일본 마무리 이시이 히로토시로부터 역전 결승 2점 홈런을 뽑아내 3-2로 승리,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을 꺾고 조 예선 1위로 미국으로 날아간 한국은 다시 한번 본선 8강전에서 일본을 만나 8회초 이종범의 2타전 2루타 한방으로 2-1 승리를 거두면서 '도쿄대첩'이 운이 아닌 실력이었음을 입증했다.

일본은 WBC 4강에서 한국을 6-0으로 꺾고 초대 챔피언에 올랐고, 이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연장 10회 끝에 10-7 역전승, 2007년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 4-3 승리 등으로 빚을 되갚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무대에서 일본을 연파하며 한국 야구를 다시 보게 했다. 지난 16일 예선에서 0-2로 끌려가다 7회 이대호의 동점 2점 홈런, 9회 김현수의 역전 적시타 등으로 5-3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준결승에서 다시 한번 '8회 역전 드라마'를 재현하며 일본을 3ㆍ4위전으로 밀어냈다. 2-2 동점에서 8회말 터진 이승엽의 역전 투런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으며 한국 야구가 일본을 넘어 세계최고 수준에 올랐음을 증명한 것이다.

오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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