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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보는 스포츠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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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보는 스포츠에서 즐기는 스포츠로

입력
2008.08.24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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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초반의 금메달 행진이 한동안 주춤한 감은 있었지만 경기가 매일 TV를 통해 생중계되어 열기를 더하고 있다. 디지털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의 열기는 더욱 실감난다. 몇 년 전부터 보급된 디지털 HDTV의 고화질 화면을 보고 있노라면, 현장의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어 더욱 생생한 느낌을 받게 된다.

좋은 환경에서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우리는 스포츠를 구경하는 것에만 익숙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온 국민이 스포츠 관람을 즐기고 많은 지식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정작 땀을 흘리며 직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과 시간은 얼마나 될까 말이다.

독일은 축구 강국이다. 몇 년 전 독일을 여행하며 느낀 것은 작은 시골 동네에도 잔디축구장이 하나씩 있다는 것이다. 이 잔디구장에서 수많은 유ㆍ소년 팀이 주말마다 축구를 한다. 부모들도 직접 축구장에 나와 아이들을 응원하며 몸소 축구를 즐긴다. 독일이 축구 강국이 된 이유에는 생활체육으로서의 축구가 깊숙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볼의 경우도 그렇다. 덴마크는 실업과 프로 합쳐 40개 이상의 팀이 있으며 핸드볼 협회 등록선수는 8만명 이상이 된다고 한다. 반면에 우리는 핸드볼 협회에 등록된 1,500명 미만의 선수들만이 핸드볼 공을 들고 땀을 흘린다. 핸드볼 인구의 자산이라는 측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 수치이다. 결국 '우생순'의 신화라는 것은 승리에 대한 신화이기보다는, 어렵고 외면 받는 현실을 힘들게 극복한 노력에 대한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스포츠 정책은 그야말로 엘리트 스포츠를 지향한다. 소수 정예의 가능성 있는 선수를 집중 양성함으로써 그동안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뜻이다. 경기의 승리와 메달의 색깔이 중요하다면 엘리트 체육이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다. 하지만 보다 긴 안목으로 본다면 스포츠를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생활체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스포츠는 매우 좋은 기능을 갖고 있다. 일단 국민의 건강증진 측면에서 중요하고, 아이들에게는 스포츠를 통하여 협동과 도전 등의 사회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적 측면도 있다. 또한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스포츠는 좋은 활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국민이 '보는 스포츠'에만 몰두하는 것은 안타깝다.

올림픽이 끝나면 방송사들은 앞 다퉈 메달리스트들과의 특별 프로그램들을 편성할 것이고, 올림픽의 후 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보는 것이 아닌 몸소 체험하며 즐기는 국민적 차원의 생활체육을 바탕으로 다음 올림픽의 성과를 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학 시절 반대표로 핸드볼 경기에 출전했었다. 그 핸드볼을 다시 만져본다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주말이 되면 가족들과 양궁장을 찾아보고도 싶지만 양궁강국인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양궁을 즐긴다는 것은 요원할 따름이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스포츠를 보는 데에만 열심이었다. 이제는 땀을 흘리며 직접 스포츠를 즐기고 싶다.

안진의 한국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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