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연 지음/이룸 발행(전2권)ㆍ302, 263쪽ㆍ각권 9,700원
고려 광종 25년(974). 괴비행체를 타고 이계(異界)에 다녀왔노라며, 자기 신체의 좌우가 통째로 바뀐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하는 자칭 '풍류계 거봉' 김일이 역모 혐의로 능지처참을 당한다. 이교에 대한 경계심에 형 집행을 주도했던 불교 인사들은 대경실색한다. 시신을 해부해보니 정말 심장, 간 등 내장 전체가 일반인과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었던 것.
이런 기사(奇事)가 광종에게 알려지면서, 신라 시대 전설적 풍류왕 김가기의 직계 후손이자 김일의 수제자로 모반의 누명을 쓴 김욱은 죽음을 면한다. 대신 왕은 이역(異域)에 관심 많은 그에게 전설 속 신선들의 거처인 삼신산에 다녀오라며 임무를 함께할 사형수들을 붙여준다. 김욱과 탐험대는 중국을 비롯한 세계를 편력하며 풍류의 본산을 향해 간다.
공대 졸업,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 등 특이한 이력의 소설가 김태연(48)씨는 한국 풍류사상과 UFO(미확인비행물체), 다차원 공간 등 수학ㆍ과학 지식, 고려사 및 당대 세계사 등을 상상력의 도가니에 녹여 진기한 장편소설을 탄생시켰다. 전통사상부터 최신 과학이론까지 섭렵하는 박학과, 갖은 글감으로 먹음직스러운 '퓨전 소설'을 만들어내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