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불화 때문에 두 딸과 함께 가출했던 30대 주부가 알코올중독 등으로 인해 사망했지만 어린 딸들은 이를 모른 채 엄마 시신과 함께 4일간 생활하다 뒤늦게 발견됐다.
21일 오후 4시40분께 강원 강릉시 한 원룸에서 최모(36ㆍ여)씨가 숨져 있는 것을 이웃 김모(44)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원룸에는 3살, 6살배기 딸 2명이 최씨의 시신을 지키고 있었다.
김씨는 "수도권에 사는 최씨의 언니로부터 '동생과 연락이 안되니 확인을 좀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최씨 집에 가보니 방안에 썩는 냄새가 가득한 채 아이들만 있었다"고 말했다.
최씨 딸들은 발견 당시 생 옥수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래고 있었고, 방에는 소주와 맥주병이 널려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신 부패 상태로 미뤄 최씨가 4일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씨가 술을 마신 뒤 잠자는 것을 보아온 아이들은 엄마가 죽은 줄도 모른 채 나흘간 시신과 함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4월초 남편과의 다툼 등 가정불화가 잦자 아이들을 데리고 가출한 뒤 원룸에서 함께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외부 침입이나 타살 흔적이 없고, 최씨가 평소 술을 많이 마셨다는 친지들과 이웃 주민들의 진술 등으로 미뤄 알코올중독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사인 규명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강릉=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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