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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바마-바이든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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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바마-바이든의 도전

입력
2008.08.24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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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통령후보 버락 오바마가 부통령후보를 공식적으로 소개하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는 뙤약볕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그가 델라웨어 출신 상원 외교위원장 조지프 바이든을 소개하자, 65세의 노장은 재킷을 벗은 채 뛰어서 연단으로 나왔다. 바이든의 연설을 들으며 오바마의 선택은 역시 탁월했다고 느꼈다. 바이든은 오바마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는 것은 물론 그를 위해 몸을 던질 준비가 되어 있었다. 거침없는 달변가인 바이든은 서슴없이 공화당후보 매케인을 공격하였다.

탁월한 '부통령 후보' 선택

오바마가 바이든을 앞장세워 조금씩 떨어지는 지지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가? 47세의 초선의원인 오바마의 경험 부족을 우려하는 많은 유권자들이 35년간 상원에서 일한 바이든의 경륜을 보고 조금은 안심할 것이다. 또 바이든이 최대 승부처의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 태생이므로 이 주의 선거인단 21명을 확실하게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바이든의 아버지가 노동자였다는 것도 강조하면서 백인 노동자들의 표를 얻고자 노력할 것이다. 개신교도인 오바마는 가톨릭교도인 바이든이 승부를 결정짓는 역할을 하는 가톨릭 유권자 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것은 이론이자 희망에 불과하며 최종 승자가 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벌써 매케인 진영은 바이든이 작년에 "오바마는 대통령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공격한 것을 TV광고에 인용하며 오바마의 약점을 들추고 있어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그리고 지지자가 주로 흑인, 젊은 층, 중산층, 백인 고학력자 등에 불과해 두 달 남은 선거운동기간에 지지기반을 넓혀야 한다. 힐러리를 지지했던 여성, 백인노동자, 나이 많은 유권자들 중 거의 3분의 1이 오바마 지지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이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더욱이 많은 유권자들이 아직도 오바마가 경제정책, 세금문제, 의료문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사태 해결에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최대 관건은 미국 유권자들이 흑인대통령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여부다. 미국 사회에서 인종문제는 터부가 되어 있어 백인들이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기 때문에 속마음을 알 수 없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선택함으로써 우리나라는 한미동맹의 현실을 잘 아는 후자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나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문제에서 바이든의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에 반대하는 오바마의 입장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한미동맹ㆍFTA엔 좋을 듯

이제 미국 대선 드라마는 전체 3막 중 2막의 절정에 도달했다. 1막은 각 정당이 당원대회나 예비선거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고, 2막은 부통령후보를 선정한 후 전당대회에서 거당적 출정식을 거행한 후, 3막은 정ㆍ부통령 후보들의 전국 유세와 4차례 TV토론을 거쳐 유권자의 심판을 받게 된다. 11월 4일 투표일에 누가 승자가 될 것인가? 오바마와 매케인 간의 지지도 차이는 미미하다. 누가 효과적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하느냐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될 것이다.

< 스프링필드(미 일리노이주)에서 >

김용호 인하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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