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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수 "150억 저택상속 스케줄 바빠서 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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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가수 "150억 저택상속 스케줄 바빠서 사양"

입력
2008.08.2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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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자신과 혈연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거액의 전재산을 물려 주겠다고 선언했던 영국의 60대 귀족이 겨우 확인한 대상자가 상속을 거부한데 실망, 더 이상 찾기를 포기해 화제를 낳고 있다.

남작 작위를 가진 벤자민 슬레이드(62)는 2005년부터 750만 파운드(약 150억원)를 호가하는 13세기부터 내려온 유서 깊은 자신의 서머셋 장원을 넘겨 받을 후계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24일 인디펜던트와 차이나 데일리 온라인판에 따르면 당초 자녀가 없는 슬레이드 남작은 나이가 들면서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장원을 주변에 사는 친척들에게 주려고 했으나 자신들도 부자인 이들은 한사코 난색을 표시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서머셋 장원은 1,500에이커에 이르는 부지에 방 9개, 무도장, 도서관, 응접실 5개로 된 저택 외에도 별채 6동, 호수 3곳으로 이뤄져 있으며 가축 4,800마리와 양 600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참 고민을 하던 중 슬레이드는 서머셋 장원의 상속자를 전세계에게 퍼져 있는 혈족들을 대상으로 찾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채널4’ TV와 계약을 체결했다. 슬레이드가 장원의 새 주인 자격요건으로 성이 슬레이드여야 하고 마약사용자, 공산주의자, 동성애자, 일간지 가디언의 독자가 아니면 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TV 매체의 영향력에 힘입어 전세계에서 수 만 명의 ‘슬레이드’가 신청을 해왔다. 채널4와 슬레이드는 이중 5,000명을 추려 DNA 검사를 실시했다. 장기간의 검사와 조사 끝에 3명이 슬레이드와 혈연적으로 제일 가까운 것으로 판명됐다. 놀랍게도 이들은 인도인 죄수와 두 명의 미국 아프리카계 여성이었다.

인도인 죄수는 슬레이드의 증조부가 인도에 체류할 때 잠시 교제한 현지인 처녀와의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의 후손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여성들도 슬레이드의 선조가 아프리카계 처녀와 하룻밤 풋사랑을 통해 잉태된 자손들이라고 나섰다.

하지만 정밀 유전자 감식에서 이들은 슬레이드와 친척이 아니란 사실이 드러나 대상에서 탈락했다. 그러다 지난해 슬레이드는 DNA 감정에서 미국 덴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인기 록밴드 프레이(Fray)의 보컬인 아이작 슬레이드(24)가 근접한 혈연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슬레이드는 아이작을 직접 만나 친근감을 표시하고 장원 상속자가 돼주길 간곡히 당부했으나 의외의 대답을 듣게 됐다. 수백만 장의 앨범을 팔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정상급 밴드의 리더인 아이작 슬레이드는 스케줄이 너무 바빠 장원을 돌볼 시간이 없다며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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