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불안한 스코어였지만 끝내 역전은 없었다. 류현진-정대현으로 이어진 짠물 마운드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홈런 의미를 결코 날려버리지 않았고, ‘작은 고추’ 이용규는 쐐기 타점으로 전세계에 매운 맛을 선보였다. 한국 야구 100년사에 길이 남을 영광의 순간을 득ㆍ실점 장면 위주로 재구성했다.
1회초-첫 득점(2-0)
전날 일본과의 준결승 마지막 타석에서 역전 2점 홈런을 터뜨린 이승엽은 첫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2사 1루 찬스에서 상대 선발 노베르토 곤살레스의 4구째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역시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1회말-첫 실점(2-1)
선발 류현진은 2사 후 불의의 1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쿠바 3번 마이클 엔리케스에게 볼카운트 1-2에서 던진 변화구가 좌중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던진 공이 한 가운데로 몰린 탓이었다.
7회초-두 번째 득점(3-1)
1회초처럼 이번에도 2사 후에 천금 같은 점수를 뽑았다. 박진만의 우전안타, 이종욱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ㆍ2루 기회에서 이용규가 2루타로 박진만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용규는 두 번째 투수 페드로 루이스 라조의 초구 몸쪽 변화구를 작정한 듯 잡아당겨 우익선상에 타구를 떨어뜨렸다.
7회말, 9회말-두 번째 실점(3-2)
7회말 2사 후 알렉세이 벨의 좌중월 1점 홈런으로 추격의 고삐를 조인 쿠바는 9회말 안타와 보내기 번트,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안타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이때 한국은 주심의 모호한 스트라이크 판정에 항의하다 포수 강민호가 퇴장당하며 어수선한 분위기에 몰렸다. 이후 한국은 정대현-진갑용 배터리로 승부수를 던졌고, 정대현은 볼카운트 2-0에서 3구째를 바깥쪽 낮은 코스로 절묘하게 꽂아넣었다. 율리에스키 구리엘의 방망이 끝에 맞은 공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로 연결됐고, 한국 선수단은 마운드로 뛰어나와 극적인 승리를 자축했다.
베이징=허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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