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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재계 판도 바꾼다] <3〉미래 먹거리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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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인수전, 재계 판도 바꾼다] <3〉미래 먹거리를 찾아라

입력
2008.08.24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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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역사는 신화의 역사다. 바다를 메워 공장을 짓고 쇳물을 녹여가며 40년 만에 세계최고의 철강기업으로 우뚝 선 포스코의 기적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한국경제 성장스토리의 핵심 줄거리 그 자체다.

융ㆍ복합의 메가트렌드 시대를 맞아 포스코는 지금 철강에 기반한, 그러나 철강을 뛰어넘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리고 이 '도약 프로젝트'의 중심에 대우조선해양이 있다. 세계최고수준의 철강기술과 세계최고 수준의 조선기술을 묶음으로써, 글로벌시장을 주도할 '멀티 시너지'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포스코의 구상이다.

포스코에선 대우조선을 '인수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신성장동력의 중심축이자, 함께 갈 파트너임을 강조한다. 대우조선을 통해 포스코만 도약하는 것이 아니라, 포스코를 통해 대우조선도 날개를 달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동희 부사장도 "우리는 오너십이 아니라 스폰서십에 의해 대우조선해양을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튼튼한 재무구조는 확실히 포스코의 큰 강점이다. 부채비율 24%, 현금성 자산 6조원, 이익잉여금 20조원, 여기에 영업이익률이 20%에 이를 정도로 수익성이 뛰어나다. 다른 경쟁 상대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풍부한 내부자금을 보유하게 된 까닭이다. 포스코는 이 같은 재무적 능력을 바탕으로 대우조선에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투자,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세계 최고의 조선기업으로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포스코는 이번 인수전에서 국민연금 등을 재무적 투자자로 끌어들이되, '컨소시엄' 구성범위를 가급적 최소화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투자자가 많아지면 그만큼 대우조선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방해받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뿐만 아니라 '국민기업'으로 출발한 포스코인 만큼, 국민의 돈(공적자금)이 들어간 대우조선을 인수하는데 다른 경쟁사들보다 명분면에서도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포스코측은 '포스코+대우조선'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해달라고 했다. 사실 두 기업 모두 철강에서 시작하는 기업이다. 포스코는 철광석을 녹여 쇳덩이를 만들고, 대우조선은 이를 이용해 바닥 위의 거대한 철강 구조물을 완성한다.

특히 포스코가 주목하는 것은 '팩키지 딜'(Package Dealㆍ묶음식 거래)이다. 세계 각국간 치열한 자원확보전쟁 속에서 포스코가 쇳물 재료인 철광석과 유연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면 상대국(기업)이 원하는 '선물'을 제공해야 한다. 이 때 후판 공장(포스코)과 조선소 건설(대우조선)이 윈-윈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플랜트 분야에서도 기대가 크다. 계열사인 포스코건설은 올 4월 대우조선의 해양부문 설계를 담당했던 대우엔지니어링을 인수했다. 향후 대우엔지니어링(설계)-포스코건설(시공능력)-대우조선(해양 플랜트)의 유기적 협력체제가 확보될 경우 건설 플랜트 분야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할 수 있다는게 포스코의 판단이다.

이밖에도 대우조선의 대규모 후판(연 80만~100만톤) 사용에 따른 철강분야 연계성 및 에너지(포스코파워) 관련사업 확대 등에서 양 사는 서로 손잡을 수 있다. 산업연구원 김주한 박사는 "수요산업(조선ㆍ자동차 등)과 연계성이 강화되고 있는데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포스코는 안정적 수요처 확보는 물론 제품개발단계에서부터 수요산업의 니즈(요구)를 반영할 수 있어 고부가가치 제품개발 등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대우조선 직원들의 포스코 선호도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같은 중후장대한 기업으로 회사 성장을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공감대로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직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이미지'인데 포스코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난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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