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당내‘외교ㆍ안보통’인 조지프 바이든(65) 상원 외교위원장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것은 ‘변화’의 메시지 강화보다는‘보완과 균형’을 더 중시했음을 의미한다. 변화의 기조는 자신이 직접 이끌어 가되 외교ㆍ안보 분야에서는 바이든 의원의 경륜과 식견을 최대한 활용해 자신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변화 일변도로 나가는 것이 자칫 유권자에게 불안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나이와 정치 경력에서 자신과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바이든 의원을 낙점하게 된 배경이 됐다.
오바마 의원이 바이든 카드로 얻으려고 하는 것은 막판까지 경합했던 팀 케인 버지니아 주지사와 에반 바이 상원의원(인디애나주)이 탈락하게 된 과정을 되짚어보면 확연해진다. 오바마 의원과 하버드 법대 동문이고 인권 변호사 경력을 갖고 있는 케인 주지사는 오바마 의원에 버금갈 정도로 변화의 색깔이 강하다.
바이 의원도 기존 정치의 변화나 세대 교체의 관점에서 오바마 의원과 ‘코드’를 맞출 수 있는 정치인이고 11월 대선에서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디애나 출신으로 주가를 높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당된 대통령 선거인단 수가 불과 3명에 불과한 델라웨어주가 지역구인 바이든 의원에게 러닝 메이트 자리가 돌아간 것은 그만큼 외교ㆍ안보 분야의 취약성 보완이 시급했음을 뜻한다. 다만 그가 접전지인 펜실베이니아 태생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러시아의 군사적 강공을 취한 그루지야 사태가 오바마 의원의 결정을 재촉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맥락에서 미 언론들은 대체로 바이든 의원을 미리 예견된‘가장 안전한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오바마는 자신의 슬로건인 ‘변화’를 더 강조하기보다는 자신의 이력에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의원은 6선의 바이든 의원과 보조를 맞춤으로써 당내 정책노선 차이 극복과 신구세력간 화합을 기대할 수 있으나 쉬운 길을 택한 데 따른 ‘실(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바이든 의원의 경륜이 오바마 의원의 부족함을 더 부각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부통령 후보의 ‘스타성’을 포기하고 폭발적 카리스마가 부족한 바이든 의원을 선택, 지지 확산에서의 기폭제 역할도 크게 바라볼 게 없다.
오바마 의원이 개신교인데 비해 바이든 의원이 가톨릭 신자라는 점은 긍정적이나 바이든 의원의 낙태 찬성은 그의 종교적 배경이 양날의 칼로 작용할 개연성을 담고 있다. 1988년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영국 노동당 당수였던 닐 키녹의 연설을 표절했다는 ‘시비’도 다시 거론될 수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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