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는 무덤은 없다. 승부의 세계에서 숱하게 나오는 뜻밖의 결과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베이징올림픽 야구에서 승부치기란 제도가 없었다면 대만이 최약체 중국에 질 리가 없다.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 승부를 가를 수 있는 변수를 살펴본다.
■ 햇볕을 조심하라!
준결승이 벌어질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은 남향으로 건설됐다. 따라서 낮 경기에 나선 외야수는 정면으로 해를 바라봐야만 한다. 외야 플라이가 높이 뜨면 햇볕에 가려 공을 놓칠 수 있다.
평범한 외야 플라이가 3루타로 둔갑할 수 있는 셈. 폭 넓은 수비가 강점인 한국 중견수 이종욱은 18일 대만전에서 햇볕에 눈이 부셔 공을 놓쳤다. 이종욱이 준결승을 앞두고 "일본 타선은 물론이고 햇볕과도 싸워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 공포의 승부치기!
연장 11회부터 무사 1ㆍ2루 상황에서 시작하는 승부치기는 공포의 대상이다. 일본은 20일 미국전에서 승부치기 끝에 2-4로 졌다. 번트를 예상하고 전진수비를 펼쳤지만 미국이 예상 밖으로 강공을 펼쳤기 때문.
일본 언론은 21일 일제히 승부치기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에서도 승부치기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 한국과 일본은 발야구에 일가견이 있지만 승부치기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 낮 경기는 졸려!
한국은 예선 7경기 가운데 4경기를 낮 경기로 치렀다. 저녁경기에 익숙한 프로야구 선수들은 매일 극심한 피로를 호소했다. 평소라면 잠에서 갓 깨어날 시간에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집중하지만 낮 경기에서는 경기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6경기나 저녁경기를 치렀지만 정작 중요한 준결승에서는 낮 경기를 겪어야 한다. 낮 경기 적응력은 한국이 조금 앞설까.
베이징=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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