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의 두 얼굴?
현대백화점은 최근 입점 남성정장 브랜드 중 올해 상반기 매출이 역신장한 52곳을 선정, '매니저 지원금'이라는 명목 아래 매장별로 130만~200만원을 지급했다고 발표했다. 가격정찰제의 영향으로 남성정장 매출이 급감하자 매장 매니저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월급을 보전해주기 위한 것이다.
백화점 남성정장 매장은 브랜드 직영이 아닌 매니저가 판매직원 두세 명을 고용해 매장운영권을 갖고 제품 판매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소(小)사장제로 운영된다. 매니저 지원금은 결국 매출에 큰 역할을 하는 소사장들을 지원함으로써 백화점 전체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같은 기간 현대는 서울 무역센터점을 리뉴얼하면서 1층 매장 바닥공사 비용을 협력업체에 일방적으로 부담시켰다. 입점 브랜드들이 매장 인테리어 비용을 대는 것은 백화점가에서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바닥 공사비까지 부담시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더욱이 이들 입점 업체들은 핸드백 스카프 구두 등 중소 잡화 브랜드들로, 유통망을 절대적으로 백화점에 기대는 형편이어서 불평 한마디 하지 못하고 적게는 600만원에서 많게는 1,000만원까지 내야 했다. 한 핸드백업체 관계자는 "한달 매출이라야 고작 3,000만원 정도이고 입점 수수료만도 매출 대비 38~39%에 이르는 데 바닥공사비까지 대라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성토했다.
신세계백화점은 늘 명품 세일 중?
신세계백화점은 20일 서울 충무로 본점(22~24일)과 강남점(29~31일)에서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수입브랜드를 최고 70%까지 할인 판매하는 '수입명품 초대전'을 연다고 발표했다. 행사에는 조르지오아르마니를 비롯해 스텔라매카트니, 꼼데가르송, D&G 등 20여개 유명브랜드가 참가한다. 신세계는 "올 들어 명품 매출이 매달 평균 30% 이상 증가할 정도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이번 행사는 명품 구매 고객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값 비싼 럭셔리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는 하지만, 이른바 '명품업계'는 "이번 행사가 신세계의 독선에서 나온 것"이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업계는 6월 백화점 여름정기세일에 맞춰 일제히 세일 및 시즌오프를 실시했다. 당시 신세계 등은 "1년에 딱 두 번, 6월과 12월에 갖는 명품 세일인데다 정상판매가 잘 돼 물건이 많지않은 만큼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당시 수입 고가품 매출은 백화점마다 40%를 웃돌았지만, 소비자로서는 빈 말에 지갑을 연 셈이 됐다.
초대전에 나온 브랜드 면면도 구설에 올랐다. 아르마니, 꼼데가르송, 돌체앤가바나 등은 모두 신세계 자회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이 수입 판매하는 브랜드들이다. 결국 최근 경기침체로 주춤하는 매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명품 열기를 한번 더 지피겠다는 꼼수인 셈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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