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에 세계의 벽은 높기만 하다.
11년째 라이벌 없는 고독한 레이스를 계속해 오고 있는 김미정(29ㆍ울산시청). 그 동안 한국신기록을 19번이나 세운 한국의 '경보 여왕'이지만 세계 무대의 벽은 높기만 했다.
김미정은 21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 인근 도로에서 열린 경보 20km 경기에서 1시간33분55초로 전체 48명 중 29위에 머물렀다. 이 종목에서는 러시아의 올가 카니스키나가 1시간26분31초의 올림픽 기록으로 우승했다.
아침부터 쏟아진 장대비를 맞으며 레이스를 벌인 김미정은 경기 초반부터 30위권 대로 쳐졌고, 결국 자신이 지난 2005년 작성한 한국신기록(1시간31분39초)보다 2분 이상 늦은 기록으로 경기를 마쳤다.
김미정은 경기를 마친 후 "비가 내린 날씨 상태를 고려하면 기록 자체는 만족스럽다"고 애써 말했지만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번이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이나 다름 없는 김미정은 내심 톱10 진입을 노렸던 터라 아쉬움은 더욱 컸다. 김미정은 지난 1999년 스페인 세비야 대회 때부터 5회 연속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베테랑. 내년 베를린 세계선수권과 2011년 대구 세계선수권까지 통산 7회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경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기록집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한편 이날 남자 창던지기에 출전한 2006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박재명(27ㆍ태백시청) 역시 76.63m로 전체 17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남자 20km 경보에서 김현섭이 23위, 박칠성이 33위, 여자마라톤에서 이은정이 25위, 채은희가 53위, 이선영이 56위에 그친 것을 비롯해 포환던지기 이미영, 남자 세단뛰기 김덕현, 여자 창던지기 김경애, 멀리뛰기 정순옥, 남자 110m 허들 이정준, 남자 장대높이뛰기 김유석 등이 모두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날 김미정의 경기 장면을 초조히 지켜본 이정구 감독은 "가능성 있는 선수들에 대한 집중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다. 국가대표에 대한 특별 관리만 강화되더라도 세계 10위권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베이징=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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