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에서 제대로 만났다.
운명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22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에서 열리는 준결승에서 양국의 자존심을 걸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한국은 파죽의 7연승으로 조 1위를 기록했고, 일본은 4승3패로 4강행 막차를 탔다.
프로 선수들이 첫 출전한 지난 98년 방콕아시안게임 이후 양국은 주요 국제대회에서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쳤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대전적도 11승11패로 팽팽하다.
올림픽 무대에서만큼은 한국이 지난 16일 예선전까지 포함, 일본전 3연승을 달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최정예 프로선수들로 드림팀을 구성한 일본도 사상 첫 금메달을 반드시 목에 걸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근 독도 영토분쟁까지 겹쳐 정치적 의미까지 더해진 한ㆍ일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본다.
■ 양팀 선발 투수는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일찌감치 왼손 김광현을 일본전 선발로 낙점했다. 김광현은 지난 16일 일본전에서 4회 2사후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치는 등 5와3분의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그날 이후 5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특유의 파워 피칭을 기대할 만 하다.
이에 비해 일본 호시노 감독은 연막작전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일본이 국제대회에서 한국전에 우완 투수를 선발로 투입한 적이 거의 없었던 전례를 고려하면 왼손 투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와다 쓰요시가 6과3분의2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2실점의 완벽한 투구내용을 보였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네덜란드전에서 호투한 또 다른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다. 양팀 모두 좌완 선발 투수를 투입하기 때문에 오른손 타자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지난 13일 경기에서는 한국과 일본 모두 선발 라인업 9명 가운데 우타자를 6명씩 배치했다. 일본은 4번 아라이가 투런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2득점의 활약을 펼쳤고 한국은 5번 김동주가 2안타 2득점, 6번 이대호가 2안타 2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 한 두 점에서 승부가 난다
마운드 총동원령이 예상되는 이날 경기에서 양팀 모두 대량득점을 하긴 쉽지 않다. 한국과 일본은 '스몰볼'으로 상징되는 지키는 야구에 능하다. 따라서 승부처에서 나오는 실책이나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 등이 승패를 결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은 지난 해 12월 아시아 1차 예선에서는 2루수 고영민의 송구 실책이 빌미가 돼 역전패를 허용했고, 일본은 13일 예선전에서 한국의 기동력 야구에 무너졌다.
양팀의 마운드 운용도 지켜볼 대목이다. 일본 호시노 감독은 예선전에서 투수 교체 타이밍을 한 박자 놓쳤고, 결국 와다가 이대호에게 투런홈런을 얻어 맞았다.
양팀의 불펜은 어느 한쪽의 우위를 예상하기 어렵다. 한국은 윤석민과 권혁, 장원삼, 정대현, 오승환이 버티고 있고, 일본도 가와카미 겐신, 우에하라 고지, 후지카와 규지, 이와세 히도키 등 쟁쟁한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승부처에서 나오는 단 한 개의 실투가 운명을 가르게 된다.
베이징=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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