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컴퓨터, 전기 등 현대문명의 이기를 거부하고 18, 19세기 전통 생활방식을 고집하는 미국의 '아미시'(Amish) 인구가 16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
펜실베이니아주 엘리자베스타운대 사회학과 도널드 크레이빌 연구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2년 12만5,000명이던 미국의 아미시 인구가 올해 23만1,000명으로 86% 증가했다고 AP, 로이터통신이 20일 보도했다. 16년 동안 매년 4%씩 늘어난 것으로 2026년엔 다시 현재보다 두 배 정도 증가하게 된다.
인구 증가뿐 아니라 정착지도 급격히 팽창했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인디애나 등 3개 주에 주로 몰려있던 아미시는 92년 이후 아칸소, 콜로라도, 미시시피 등 7개 주에 새로 진출해 모두 28개 주에 아미시 마을이 생겼다. 30가구 이상 모여 사는 정착촌도 16년 전 929개에서 현재 1,711개로 두 배 정도 급증했다.
아미시가 현대문명의 편리함에 휩쓸려 사라질 것이란 예상을 깨고 늘어난 이유는 높은 출산율 탓으로 분석된다. 아미시 부부는 대부분 5, 6명의 자녀를 낳는 다산 문화를 따라왔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21세 미만이기 때문에 증가 추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크레이빌 교수는 아이들 5명 중 4명이 어린 시절을 교회에서 보내는 데다 정착촌 주민 이외의 사람과 결혼하면 마을을 떠나야 하는 전통 때문에 인구 증가율이 꾸준히 유지된다고 분석했다.
농장을 사는 것만으로 정착촌에 입성할 수 있는데다 농업 이외에 가구제작, 건축 등 전문업종에서 일할 수 있는 점도 아미시가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이 밖에 시골에 갇혀 지내며 자신만의 생활방식을 유지할 수 있고 철저한 건강관리로 장수하게 되는 점도 아미시가 번성하는 이유라고 연구팀은 전했다.
그러나 아미시 인구가 단시간에 미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기존 거주자와의 마찰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켄터키주 메이필드에 정착촌을 건설하려던 남성 9명은 마차에 조명등을 달지 않아 주 정부의 처벌을 받았다. 크레이빌 교수는 "아미시는 주법을 따르지 않아 종종 오해와 갈등을 일으킨다"고 전했다. 반면 마구간이나 말뚝을 짓는 일은 새로운 사업으로 각광 받고 있어 긍정적인 효과도 없지 않다.
아미시 마을은 펜실베이니아주의 관광명소로 1985년 개봉된 해리슨 포드 주연의 영화 <위트니스> 의 배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민들은 18, 19세기 유럽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기독교 분파로 1970년부터 정착촌을 만들어 거주하기 시작했고 공동체내 자급자족과 근검절약을 추구해 왔다. 교통수단으로 이륜마차를 이용하고, 남성들은 짚으로 만든 모자와 멜빵을 착용하며 여성들은 긴 드레스를 입는 등 전통복장을 고수한다. 위트니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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