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종목' 레슬링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자유형 120㎏급 김재강(영남대) 경기를 끝으로 레슬링 모든 체급이 마무리됐다. '8회 연속 금맥 잇기'를 목표로 삼았던 레슬링은 단 1개의 동메달 수확에 그쳤다.
금메달 후보였던 그레코로만형 55㎏급 박은철(주택공사)만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 각각 5체급과 여자 자유형까지 총 11명이 출전했지만 대부분 조기 탈락했다.
그동안 세계 정상권이라고 자부했던 레슬링의 몰락은 충격적이다.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대회 양정모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올림픽마다 2개 이상의 메달을 따왔다. 특히 그레코로만형은 LA올림픽부터 6회 연속 금사냥을 이어 왔다.
가장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 받던 아테네대회에서도 그레코로만형 정지현(삼성생명)이 금메달, 자유형 문의제가 은메달을 따냈다. 매 대회 '깜짝선수'가 출현하며 메달을 선사했지만 이번에는 적용되지 않았다.
한국 레슬링은 체력에서 뒤지며 힘을 앞세운 유럽의 강자들에게 떨어져 나갔다. 박은철이 4강에서 러시아에 무릎을 꿇은 것을 비롯해 그레코로만형의 '히든카드' 84㎏급 김정섭(삼성생명), 96㎏급 한태영(주택공사)도 스웨덴과 독일 선수에게 패했다.
자유형 메달 기대주 55㎏급 김효섭(삼성생명)과 74㎏급 조병관(주택공사)도 아제르바이잔, 러시아 레슬러에게 체력에서 한계를 드러내며 고개를 숙였다.
체력적인 부분뿐 아니라 적수들에 대한 전력 분석도 다소 미흡했다. 3라운드 2분 등 룰이 바뀐 이후 업데이트된 상대 정보수집과 대처능력이 떨어졌다. 김효섭, 박은철 등은 국제무대에서 승리를 거둔 바 있는 선수들에게 나란히 패했다. 올림픽 쿼터가 걸린 대회가 너무 늦게 열린 것도 상대분석에 신경을 쓸 여유를 제공하지 못했다.
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2개월 앞둔 6월이 되서야 올림픽 출전 명단이 결정됐다. 배창근 본지 해설위원은 "체력적인 부분과 상대분석에서 부족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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