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는 두 얼굴의 도시다. 수도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교적 대규모인 백운호수와 왕송호수, 그리고 청계산을 끼고 있어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지만 주변을 살펴보면 어김없이 고가도로의 시멘트 기둥이 나타나 거꾸로 삭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 곳을 지나는 고속도로는 영동, 서울외곽, 의왕∼과천 고속도로 등으로 대부분 수 십미터 높이의 고가도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천혜의 환경이 인위적 개발로 훼손된 대표적 사례다.
이형구 의왕시장은 "인간에 의해 훼손됐지만 이제는 다시 인간에 의해 복원할 차례가 됐다"면서 "친환경 건축인증제 등으로 환경을 최우선하는 행정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 친환경 건축인증제라는 제도가 생소하다.
"말 그대로 환경 친화적인 건축물을 짓겠다는 제도입니다. 폐기물 최소화, 자원 재활용, 신새쟁에너지 사용 등 환경을 우선적을 생각하는 건축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40여가지 판단항목을 충족해야 이 인증을 받습니다.
의왕시는 오전동 주민센터, 중앙도서관 등 6개 공공건물과 포일주공아파트 등 6개 공동주택 단지가 이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현재 일정규모 이상의 공공건물과 공동주택은 친환경 인증을 의무화 하고 있습니다. "
- 친환경 건축인증제가 유권자에게는 다소 한가하게 들릴 우려도 있다.
"환경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개발도 중요하지만 환경을 보전하고 지켜나가는 일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참고로 지구온난화, 탄소배출권 등 환경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됐는데도 국내는 이에 대한 대비가 정말 한가할 정도입니다.
순이익을 따지는 민간 투자가 저조하다면 당연히 정부나 지자체가 나서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친환경건축인증제는 이에 대한 한 가지 대안이라고 판단됩니다. "
- 친환경 건축인증 건물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재생에너지, 중수도, 녹지, 생물서식공간, 자원재활용, 자전거 등 44개 항목을 통과해야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뭉뚱그려 보면 상당히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부곡동주민센터의 경우 24%가 녹지고 조명, 상수도, 건축자재, 자전거 접근성, 냉난방 등에서 독보적 자연친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
- 친환경 도시를 위한 다른 전략을 소개하면.
"황송호수 일대에 250억원을 들여 생태탐방로 생태학습관 조류탐사관 등을 설치해 환경체험학습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또 이곳과 백운호수 간 10㎞에 자전거ㆍ인라인 도로 등을 갖춘 웰빙생태회랑을 2014년까지 조성할 계획입니다.
도심하천도 442억원을 투자해 2009년까지 모두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할 방침입니다. 이 사업들이 완공되면 생태도시로서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
■ 철도대 주변·왕송호수 묶어 철도특구 추진
의왕은 의왕ICD와 로템연구단지, 철도연구단지 등 철도 관련 시설과 왕송호수 등을 묶어 철도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시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민원의 대상이 돼 왔던 철도를 관광의 대상으로 삼기 위한 아이디어 사업이다.
먼저 의왕ICD 1,2기지와 주변 녹지 20만2,000㎡를 첨단IT, 물류, 자동차, 철도관련 기업이 입주하는 산업단지로 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인근 로템연구단지와 일대 자연녹지 28만㎡를 자동차, 철도부품 소재개발 연구소 및 시험시설 클러스터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또 철도대학 철도인력개발원 철도박물관 철도기술연구원 등 100년의 역사를 가진 철도단지 7만9,000㎡에는 철도의 거리, 철도공원, 철도유물홍보관 등 체험형 철도관광단지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이다.
왕송호수 주변에는 레일바이크 5.2㎞와 철도야외전시장, 철도카페를 설치하고 인근 조류탐사관, 화훼단지와 연계해 철도ㆍ생태관광단지로 꾸밀 계획이다. 어린이날 철도 축제도 열 계획이다.
이형구 시장은 "2015년까지 철도특구와 관련된 시설 설치를 마무리할 방침"이라면서 "하지만 막대한 사업비와 그린벨트 해제 등이 맞물려 있어 중앙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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