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45ㆍ사진)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는 21일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강연에서 "선진국이 되는 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모델이 존재한다"며 "어떤 모델에서 어떤 것을 따오더라도 어느 정도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이를 기초로 좋은 사회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 동질적이고 평등의식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징을 감안해야 한다"며 "우리 인구가 미국의 5분의 1에 불과하다는 조건을 고려할 때 미국보다 유럽 모델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진국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 많은데 가령 삶의 질까지 고려하면 미국은 평균수명 28위, 유아사망률 세계 22위로 잘 사는 나라가 아니다"라며 "반면 유럽에 대해서는 규제가 많고, 정부개입이 심하며, 복지병과 강한 노조 등의 관념이 퍼져있으나 이는 재고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친 기업 정책에 대해 "규제를 안 하는 것이 은행에는 친 기업 정책이지만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에는 반 기업적인 상황"이라며 "규제의 존재 유무 그 자체보다도 경제활력을 어떻게 불어넣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의 역할에 대해 "정부개입이 많다고 꼭 나쁜 것이 아니고,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은 보호무역과 보조금 등을 통해 발전했다"며 "우리나라가 미국 말만 믿고 '산업정책을 하지 말아야지' 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미국 주장은)자기는 시험공부 다 해놓고 친구들에게는 방해공작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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