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에 희비가 엇갈렸다. 눈 앞까지 다가왔던 기적의 역전 드라마는 마지막 1초를 버티지 못하며 물거품이 됐다.
16년 만의 올림픽 정상 복귀를 노리던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은 21일 오후 국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노르웨이와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준결승에서 경기 종료 버저와 동시에 통한의 결승포를 얻어 맞고 28-29로 분패했다.
한국은 체력과 신장에서 앞선 노르웨이를 맞아 초반부터 어려운 승부를 펼쳤다. 15-14의 불안한 리드를 잡은 채 전반을 마쳤지만 후반 들어 공수 밸런스가 무너지며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했고 종료 5분을 남기고 23-27까지 밀렸다.
어렵게 골을 넣고 쉽게 실점하며 꼬여가는 경기 흐름상 뒤집기는 어려울 듯 했다. 그러나 승부를 되돌리기 어려워 보이던 막판, 태극 여전사들은 무서운 투혼을 불사르며 노르웨이를 추격해 들어갔다.
한국은 안정화와 허순영의 연속 득점으로 경기 종료 26초를 남기고 27-28,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한국의 압박에 당황한 노르웨이는 실책을 저지르며 공격권을 넘겨줬고 종료 6초를 남기고 허순영의 패스를 문필희가 마무리, 동점을 만들어 냈다. 승부는 연장으로 이어지는 듯 했고 경기 흐름을 완전히 틀어 쥔 한국의 ‘기적 같은 역전승’에 대한 기대가 부풀었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마지막 순간 노르웨이에게 미소를 던졌다. 왼쪽 사이드에서 그로 하메르셍이 던진 마지막 슈팅이 종료 버저와 동시에 골네트에 꽂히며 득점이 인정된 것.
임영철 감독을 비롯한 한국 코칭스태프는 버저가 울린 후 볼이 골라인을 통과했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력을 다해 추격전을 펼쳤던 태극 여전사들은 허탈감을 이기지 못해 코트에 주저앉고 말았다.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던 여자 핸드볼의 금맥 사냥이 아쉽게 막을 내리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한국선수단은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제소할 방침이다. 한국은 23일 오후 2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러시아에 패한 헝가리와 동메달 결정전을 치른다.
베이징=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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