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문화관 앞을 혼자 지나가는데, 개들이 쫓아와 도망치다가 계단에서 굴러 다쳤다', '인문대 앞에서 셰퍼드 크기의 우두머리 등 6,7마리에 둘러싸여 몸이 굳는 줄만 알았다.'
9월 개강을 앞둔 서울대 캠퍼스에 '캠퍼스 들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서울대 내부 인터넷망인 스누라이프에는 관악 캠퍼스를 활보하는 개 떼에 피해를 당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적게는 2,3마리 많게는 6,7마리씩 무리 지은 개 떼들이 돌아 다닌다. 관악산에 인접한 기숙사나 공대 쪽에 자주 나타나지만, 심야에는 캠퍼스 한복판인 대학본부 근처까지 내려온다는 게 목격자들의 주장이다.
다행히 아직 직접 물린 사고는 없지만, 밤늦게 귀가하는 학생의 공포감은 클 수 밖에 없다. 인적이 드물어 도움을 호소할 수도 없고, 대부분 건물 문이 잠겨 피할 곳도 없기 때문이다.
자연대 화학과 김범진(26ㆍ여)씨는 "저녁 11시 무렵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에 개 떼를 만나 깜짝 놀랐다"며 "우두머리 검은 개가 따라오며 짖을 때는 정말 끔찍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학교측은 지난 20일 '유기견을 만났을 때 대처법'이라는 공문만 올렸을 뿐이다. 서울대 청원경찰팀 관계자는 "인근 주민들이 키우다가 서울대에 버린 개들이 야생에 완전 적응한 것 같다"며 "캠퍼스가 넓고, 개들이 워낙 빠르게 도망을 다니는 바람에 포획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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