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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승엽, 시드니 한방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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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승엽, 시드니 한방 다시 한번"

입력
2008.08.22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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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4번타자 이승엽(32)은 예선리그에서 홈런 없이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자세가 불안정하고, 타이밍도 잡지 못했다는 것이 야구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그러나 오히려 예선에서의 부진은 '일본 킬러' 이승엽에게 '어게인 2000'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이승엽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도 이번과 페이스가 비슷했다. 예선 5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삼진은 5개나 당했다.

그러나 4강 진출이 물건너갈 듯한 상황에서 일본전에 나선 이승엽은 1회 '괴물투수'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터뜨리며 한국을 구했다. 또 3ㆍ4위전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0-1로 뒤진 8회말 마쓰자카로부터 결승 2타점 2루타를 뿜어내며 일본을 격침시켰다.

이 같은 뼈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일본 언론도 이승엽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스포츠나비'는 21일 풀리그 예선에서 7전 전승을 거두며 브레이크 없는 질주로 준결승행을 확정한 한국이 일본을 꺾고 결승에 진출할 지에 대한 전망을 소개했다.

이 중 이승엽과 관련된 부분이 가장 눈에 띈다. 이 칼럼은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승리하는 데 하나 마음에 걸리는 점이 있다면 바로 일본에서도 잘 알려진 '아시아 거포' 이승엽의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지난 20일 네덜란드전에서 이번 대회 처음으로 결장했지만 이전 6경기에서는 모두 4번타자로 출전했다. 김경문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중요할 때 한방을 쳐줄 선수는 역시 이승엽이다. 믿고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이승엽도 "전승 우승을 목표로 한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은 시드니올림픽 뿐 아니라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일본을 이길 때마다 그 중심에 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장면에서 보이는 이승엽의 승부욕과 해결사 기질은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야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이승엽의 '거포 본능'이 또 한번 일본 앞에서 되살아날지, 22일 오전 11시30분 대한민국의 모든 시선이 쏠려 있다.

베이징=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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