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0일 한나라당 당직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만찬을 함께 하면서 당 심 다지기에 나섰다.
이날 만찬의 명목은 지난달 전당대회 이후 새로 꾸려진 신임 당직자들과의 상견례. 하지만 만찬의 방점은 당청이 한데 모여 그간의 국정 난맥상을 털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데 찍혔다. 이 대통령으로선 당의 지원을 8ㆍ15 이후 시작한 국정 드라이브의 동력으로 삼고 싶은 듯 했다. 그래서 2시간30분간 진행된 이날 만찬은 "당청 단합대회 였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정권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꼈다"며 "이제 많은 것을 결심하고 행동할 준비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이 동의해 주고 함께해 줄 것 믿는다"며 "대한민국이 단합, 화합해서 선진사회로 나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그간 마음 고생의 일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나 스스로도 여당으로서 중심 잡는데 한 달이 걸렸다"며 "우리는 과거 야당일 때는 비판하면 끝났지만 이제 우리가 비판 대상이 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이 그간 나에 대해 많은 걱정을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경제에 전념할 테니 한나라당도 뒷받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나는 이제 개인적으로 욕심이 없다. 모든 것을 다 털어 넣어 대한민국을 선진일류국가 반석 위에 올리겠다"며 "이를 위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법과 질서가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이렇게 든든한 백이 있는데 내가 뭘 걱정하랴 생각했다"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표시했다.
이에 박희태 대표는 "자연의 계절은 무더위가 지나고 가을의 초입이지만 정치 계절은 엄동설한이 가고 상서로운 봄이 시작되는 것 같다"며 "힘찬 출발의 계기로 삼자"고 화답했다. 박 대표는 또 "당과 청와대는 공동운명체"라고 전제한 뒤 "당은 대통령을 위하여, 대통령은 당을 위하여, 당과 대통령은 국민을 위하여"라며 '당청 화합'건배를 제의하기도 했다.
참석자들도 말로 이 대통령을 지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힘을 합쳐 10년 안에 새로운 국가를 만들자"고 했고, 장광근 서울시당 위원장은 "대통령께서 여러 고비를 맞겠지만 위기극복의 능력을 보여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한선교 홍보기획본부장도 "국민은 이 대통령의 다이나믹을 좋아하고 그것을 바란다. 당당한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박 대표, 최고위원단이 앉은 헤드 테이블에선 중국 올림픽에서 드러난 반항 감정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 주석이 방한하면 오해를 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고 차명진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만찬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선출직 최고지도부와 함께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16개 시도당위원장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22일에는 한나라당 중앙당과 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200여명과 만찬을 함께 하고 25일에는 당원에게 보내는 편지도 발송할 계획이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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