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해안과 동해안 바닷가에서 해파리에 쏘인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주변에서만 700여명이 해파리에 쏘였다고 신고할 정도다.
우리나라에는 자생 해파리가 없는데 해수 온도가 높아지면서 동남아 등지에서 서식하던 해파리가 국내 연안까지 올라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연근해에 출현하는 독성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와 작은부레관해파리, 보름달물해파리 등이 있다.
해파리는 많은 촉수를 가지고 있고, 각 촉수에는 독소를 방출하는 침을 가진 자포가 있다. 해파리에 쏘이면 회초리에 맞은 듯한 발진과 통증,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쏘인 부위에 물집이 잡히거나 헐고 진물이 나는 급성 반응이 나타나며 시간이 지나면 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등이 생기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정연권 교수는 "심하면 혈압저하와 호흡곤란, 의식불명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파리 독은 맹독으로 실험동물에 주입하면 몇 초 내에 심장마비나 호흡정지를 일으키기도 한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 일단 발진이 심하거나 혈압저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병원 응급실로 가서 해독제와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 갈 정도로 심하지 않더라도 응급처치할 때 주의할 점이 많다. 먼저 상처부위가 부었다고 얼음찜질이나 핫팩찜질, 마사지 등을 해서는 절대 안 된다. 해파리에 쏘이면 촉수에 감춰진 독침들이 살 속에 박히는데 찜질이나 마사지를 하면 독이 있는 촉수들이 피부에 박혀 독성이 더 강해진다.
수돗물이나 생수 등 민물이나 알코올, 소독약 등으로 상처를 씻거나 닦아서도 안 된다. 자극을 주어 오히려 다량의 해파리 자포가 분비돼 피부를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오범진 교수는 "상처 부위를 아세틱엑시드(식초)나 희석한 아세트산에 15~30분 정도 담근 뒤 수건 등으로 덮어 두는 것이 좋다"며 "산성이 독성을 약화시켜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초가 없다면 민물 대신 바닷물로 부드럽게 씻는 게 좋다. 이후 신용카드나 플라스틱 자 등으로 피부에 박힌 침들을 부드럽게 긁어 제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증상에 따라 진통제,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제 등으로 치료하면 되고, 세균 감염이 됐으면 항생제를 사용한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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