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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종현 SK회장 10주기 맞아 추모서적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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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종현 SK회장 10주기 맞아 추모서적 출간

입력
2008.08.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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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수술을 받으러 미국으로 떠나는 날, 그와 함께 안양베네스트 골프장에서 마지막 라운드를 했다. 첫 홀에서 이글을 한 그는 ‘이곳에 좋은 나무를 한 그루 심자’고 말했다. 그러나 끝내 그 나무는 심지 못했다. 평생토록 많은 나무를 심으신 분이 정작 자신을 위한 나무는 심지 못했다. 많은 것을 이뤄놓고도 빈손으로 간 최종현 전 회장의 인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김승학 베어리버골프리조트 회장)”

26일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10주기를 맞아 고인의 경영철학과 국가관을 재조명한 추모서적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사진)> 가 20일 발간됐다.

이 책은 SK그룹이 생전 최 전 회장과 교류한 정계와 재계, 학계 지인 53명과 전ㆍ현직 SK 경영인 47명 등 각계 인사 100명에게서 ‘내가 만난 최종현’이라는 형식의 기고문을 받아 제작됐다. 지인들은 추모글을 통해 최 전 회장을 곁에서 지켜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스케치 형식으로 풀어놓고 있다.

구평회 E1 명예회장(전 한국무역협회장)은 자신과 최 전 회장,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을 포함해 한국 6명, 미국 6명 등 양국의 정치, 경제, 군사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12명이 모인 ‘와이즈맨 카운슬’이라는 비공개 모임이 있었다고 소개하면서 “고인은 한 나라를 대표해서 사업을 하는 경제인은 단순한 비즈니스맨이 아니라 비즈니스 스테이츠맨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손병두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최 전 회장은 대학 교수들과 육개장으로 점심을 함께 하면서 경제토론을 벌이는 것을 즐겼다”면서 “특히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에 힘써야 한다며 세계적인 대학을 설립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최장집 전 고려대 교수도 “고인은 기회 있을 때마다 미국의 시카고대학 같은 좋은 대학을 한국에 만들고 싶다고 했다”면서 “최 전 회장은 한국사회에서 기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 총수의 가장 이상적인 모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태원 SK회장은 인사말에서 “아버지의 업은 물려받았지만, 그 뜻과 가르침을 따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면서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아버지의 참모습을 보게 됐고, 아버지의 품이 얼마나 넓고도 그윽했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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