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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골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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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골프의원

입력
2008.08.2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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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골프 때문에 세 국회의원이 민망했다. 한 명은 야당대표로서 원구성협상이 한창 진행되던 시간에, 두 명은 하필이면 광복절에 그것도 일본에서, 골프를 즐겼다. 일도 안 하면서 여가생활이나 휴가는 확실히 챙겼나 보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왜 우리들만 갖고 그래? 국회의원이 무슨 죄인이야? 그깟 골프 한 번 쳤다고 왜들 난리야? 골프강국 자부심도 없어? 왜 자꾸 구질구질하게 트집이냐고?" 이해한다.

국회의원 입장에서 따져보라. 국회의원도 사람이다. 운동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뭐 잘한 게 있어 서민을 무시로 만날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 만날 닫힌 공간에서 외로이 땀 흘리란 말이냐? 펑 뚫린 야외, 그러나 서민 눈에 잘 뜨이지 않는 곳, 그런 곳에서 국회의원답게, 우아하면서도 럭셔리하게 즐길 만한 스포츠가 뭐가 있을까. 골프밖에 없잖은가.

그래서 그들은 그토록 골프를 사랑하고, 일본도 후딱 다녀오는 거다. 그래서 서민들 안 보는, 농약 듬뿍 머금은 녹색 그라운드에서 유유상종으로 친목도모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거다. 세 명의 국회의원, 모처럼 골프를 즐긴 것이 무슨 죄랴. 잘못이 있다면 자신들이 밥값도 못하는 국회의원 주제임을 까먹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는 것일 뿐.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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