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전도사' 김쌍수(63ㆍ사진) LG전자 고문이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 사령탑을 맡게 됨에 따라 그 동안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한전 개혁이 본 궤도에 오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전은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장으로 김 고문을 선임했다.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이 한전 사장이 된 것은 처음이다. 김 사장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69년 럭키금성에 입사, 금성사 공장장, LG전자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부회장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아시아의 스타 25명에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 등과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김 사장의 선임은 한전의 고질적 방만경영에 대한 정부의 개혁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정부는 그 동안 '난치병'에 걸린 한전의 수술을 위해 관료출신, 학자출신, 내부발탁 등 다양한 카드를 뽑았지만 대부분 개혁에 미온적이었고 외부출신 사장도 취임 초 개혁의 칼날을 빼들었다가 시나브로 조직의 논리에 동화되거나 노조의 반발에 밀려 흐지부지되곤 했다.
김 사장의 업무 스타일로 볼 때 앞으로 한전엔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시절 '시그마6'로 대표되는 과감한 경영혁신을 통해 능력 있는 인재를 발탁하고 조직에 개혁바람을 불러일으켰던 만큼 한전 내에도 인사 조직 문화 등 전반에 걸쳐 메가톤급 소용돌이가 밀어닥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김 사장이 홀홀단신으로, 뿌리깊은 한전의 공기업 정서나 노조반발 등을 얼마나 뚝심 있게 헤쳐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김 LG전자 고문의 한전 사장행이 확정됨에 따라 이명박 정부에서 유독 LG그룹 인사들이 연이어 발탁되고 있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LG경제연구원장 출신이고, 14일 선임된 정승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도 옛 LG그룹 소속이었던 GS건설 고문을 지냈다. 최근 예술의 전당 사장으로 임명된 신홍순 전 LG패션 사장도 LG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대표적 LG맨이다. 이윤호 장관의 후임 전경련 상근부회장도 LG출신(정병철 전 LG CNS 사장)이 맡았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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