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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한·미 '복싱 악연' 입장이 바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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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한·미 '복싱 악연' 입장이 바뀌었네

입력
2008.08.21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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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사상 최악의 성적 앞에 미국 복싱계가 침울하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아마 복싱 체급별 8강전이 모두 끝난 20일 현재 미국은 헤비급(91kg 이하)의 돈테이 와일더 만이 준결승에 진출했을 뿐 나머지 8체급의 출전자는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미국은 이례적으로 장기간의 합숙 훈련을 실시하며 복싱 강국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오히려 2000년 시드니 대회의 '노골드' 악몽이 재현될 위기에 처해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과거 국제 무대에서 미국에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던 한국이 미국 복싱 몰락에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복싱 강국이었던 80년대 한국 메달 유망주들은 올림픽에서 미국을 만나 억울하게 돌아서야 했던 적이 많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라이트급(60kg 이하) 준결승에서 전칠성은 퍼넬 휘태커를 맞아 팽팽한 경기를 펼치고도 0-5로 판정패, 동메달에 그쳤다. 더 억울한 것은 라이트웰터급(63.5kg 이하) 8강전에서 김동길이 제리 페이지를 일방적으로 두들기고도 1-4로 패해 노메달에 그친 일이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는 라이트플라이급(48kg 이하)의 메달 유망주 오광수가 1라운드에서 마이클 카바할에 2-3으로 패했다.

같은 대회 라이트미들급(71kg 이하) 결승에서 로이 존스 주니어가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박시헌에게 2-3으로 판정패한 것은 유일한 반대의 경우다.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아마 복싱의 위상은 당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아졌다. 그러나 베이징 대회에서 최강을 꿈꾸던 미국은 한국 복서에 거푸 덜미를 잡혀 궁지에 몰렸다.

플라이급(51kg 이하)의 러시 워런은 32강전에서 이옥성에 8-9로 졌다. 그는 자신이 앞서고 있는 줄로 착각, 시간 끌기로 버티다 패배해 실소를 자아냈다. 웰터급(69kg 이하)의 드미트리어스 안드라이드는 8강전에서 김정주에게 9-11로 무릎을 꿇었다. 안드라이드는 채점이 잘못됐다고 주장했지만 '대답없는 메아리'에 그쳤다.

과거 미국에 당했던 선배들의 억울함을 후배 복서들이 베이징에서 제대로 풀어준 듯 하다.

미국 일부 언론은 '판정 시스템의 맹점 탓에 뛰어난 기량의 자국 선수가 승리하지 못했다'며 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현행 컴퓨터 채점제도가 미국 주도로 도입됐음을 상기할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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