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암표상의 횡포도 극에 달하고 있다. 20∼30배 뻥튀기는 기본이고 흥정도 쉽지 않아 교민들은 아예 '장외응원전'으로 맞서고 있고 중국 관중들도 류샹(劉翔)의 출전포기로 휴지조각이 된 암표를 붙잡고 울상을 짓는데다 유례없는 '암표재판'마저 진행중이다.
지난 16일 오후7시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한일야구전. 30위안(4,500원)짜리 외야석 입장권을 구하지 못한 우리 동포 100여명은 "한 장에 1,000위안(15만원)을 내라"는 암표상의 주문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교민들은 300위안(4만5,000원)을 상한선으로 흥정에 나섰으나 암표상들이 꿈쩍도 하지 않자 경기장 전광판이 잘 보이는 야구장 바깥에 모여 앉아 '장외응원전'에 돌입했다.
"대~한민국"이란 함성으로 시작되는 응원전을 신기하게 쳐다보던 암표상과 중국인 300여명이 6회부터 교민들 주위를 에워싸고 전광판마저 가리는 방해공작에 나섰으나 소란을 우려한 중국 공안들이 훼방꾼들을 ?으면서 일단락됐다.
암표상들은 경기가 끝나가는 9회에도 여전히 표값을 할인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태를 보여 교민들의 분노를 샀다.
18일에는 '황색탄환' 류샹이 예선에서 출전을 포기하면서 20배나 비싼 암표를 구해 9만석의 냐오챠오(鳥巢)를 빽빽이 메운 중국인들도 허탈감에 빠졌다. 신장(新疆)에서 어렵사리 경기장을 찾은 리샤오위에(李小月ㆍ23)씨는 "류샹이 110m 허들경기에서 우승할 것이 분명해 예선에서 결승전 암표까지 수 천위안을 주고 샀는데 물거품이 됐다"며 "남은 경기표를 찢어 버렸다"고 말했다.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암표재판도 진행중이다. 베이징 시청(西城)법원에 따르면 허(何ㆍ40)모씨는 지난해 5월부터 타인의 신분증을 위조, 올림픽 개ㆍ폐막식과 경기장 입장권 1,579장을 구입 신청한 후 이중 23만위안(3,450만원)어치 500여장을 인터넷으로 68만위안(1억200만원)에 재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허씨는 은행에서 신분증 복사본을 제시해 표를 발급 받으려다 실패, 이를 이상히 여긴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한편 베이징시 공안국은 지난 15,16일 이틀간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서 일제 단속을 벌여 암표상 221명을 적발하고 암표 569장을 현장에서 압수하는 등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