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정권교체와 함께 최고권력자나 정부가 관련된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로펌)의 판도도 변하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등과의 인연을 토대로 '권력(관련) 소송'사건을 싹쓸이 하던 '화우''지평''해마루' 등은 이명박 정부의 등장과 함께 뒷전으로 물러나고 이 대통령이나 청와대 실세와 인연을 갖고 있는 '바른''KCL' 등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 MB정부의 간판 로펌은 '바른'?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새 정부 출범후 권력소송에서 뜨고 있는 로펌은 단연 법무법인 바른.
바른은 최근 법조계의 최대 이슈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의 해임처분 행정소송에서 청와대 대리를 따냈다. 촛불집회로 인한 광화문 일대 상인들의 피해를 보상해 달라며 '시민과 함께 하는 변호사들'(시변)이 제기한 이른바 '반(反) 촛불집회 소송'의 법률대리인 역시 바른 소속 변호사들이다.
지난해 대선 당시 BBK 의혹 논란 과정에서 다스 및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을 받은 이 대통령의 처남 김재정씨의 변호인 김용철 변호사도 바른 소속이다.
법조계에서는 바른의 급부상을 정동기 청와대 민정수석과 연결시키고 있다. 정 수석은 청와대 최고 법률 참모로 들어가기 직전 바른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시변의 직전 대표를 지낸 바른 소속의 강 훈 변호사도 새 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 법무비서관에 발탁된 인연이 있다.
이밖에 KCL도 대표변호사인 유지담 전 대법관이 이 대통령의 고려대 61학번 동기모임인 '61회 멤버'라는 점에서 이번 정부의 수혜 로펌으로 꼽히고 있다.
■ 참여정부서 떴던 로펌은 빛 바래
반면 참여정부 시절 '잘 나갔던' 로펌들은 권력 소송에서 잊혀진 존재가 되고있다. 2004년 노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측 법률대리인을 구성했던 화우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대표 변호사를 2차례나 지내 주목받은 지평,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설립한 해마루 등이 대표적이다.
권력소송의 판도 변화는 로펌 서열에 직ㆍ간접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법조계는 주목하고 있다. 실제 화우는 참여정부에서 급성장한 뒤 현재 변호사 수 기준으로 로펌 서열 5위로 도약했으며, 지평은 최근 법무법인 지성과 합병하면서 업계 7위로 뛰어올랐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 들어 과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변호사들이 차지하던 정부 요직이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소속 변호사로 물갈이된 데 이어 권력 소송사건의 수임에서도 바통터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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