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10주기(26일)를 맞아 20일 발간되는 추모기념문집 '최종현, 그가 있어 행복했다'에 추모의 글을 기고했다. 이 문집에는 SK그룹 전ㆍ현직 경영진과 각계 인사 등 100여명이 진솔하게 풀어놓은 고인에 대한 일화 등이 담겨 있다.
19일 삼성과 SK그룹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최 전 회장을 추모하는 글을 써 달라는 SK 측의 부탁을 받고 여러 차례 고사했으나 SK측의 간곡한 요청이 계속되자 이를 받아들였다. 이 전 회장과 최 전 회장은 생전에 사석에서 '호형호제(呼兄呼弟)'할 만큼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전 회장은 추모의 글에서 "아직 하실 일이 많고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더 계셔야 하는 그분을 1998년 8월에 보내드려야 했다"고 진한 아쉬움을 표하면서 "최 전 회장이야말로 진정으로 국가와 민족을 사랑한 애국기업인이자 우리 경제의 발전을 앞장서 이끌어 온 참된 경영인이었으며, 10년을 소리없이 준비하는 미래 설계자였다"고 평가했다.
이 전 회장은 이어 "오늘날 SK가 훌륭하게 성장한 것은 후대들이 고인의 유지를 잘 받들고 경영철학을 실천해 온 때문"이라며 "생전에 그 분께서 베푸신 덕(德)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고인의 10주기를 맞아 1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서울 서린동 SK본사와 주요 계열사 사옥,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등에서 '큰 나무 최종현, 패기의 발자취'라는 주제의 추모 사진전을 연다.
고 최 회장의 장남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날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지난 10년간 그룹경영을 이끌어온 소회를 묻는 질문에 "아직도 (선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그 동안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지만 아직은 멀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선친으로부터 물려받는 정신적 유산으로 '패기와 열정'을 꼽으면서 "앞으로 에너지와 환경, 생명과학 분야를 중심으로 SK만의 기술로 승부를 걸겠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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