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수줍음 많은 소년이었다"
"김정일은 얼굴이 빨개지는 부끄러움 많은 학생이었다."
재미 탈북 학자 김현식씨가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에 '김정일의 숨은 이야기'라는 글을 기고하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학창 시절 모습을 전했다.
1992년 북한을 탈출, 지금은 미국 조지메이슨대 연구교수로 있는 김현식 전 평양사범대 교수는 김일성 주석의 지시로 평양 남산고급중학교 3학년이던 김정일을 1959년 10월 처음 만나 러시아어를 가르쳤다.
김 교수는 기고에서 "그때 김정일은 위대한 지도자의 아들이라는 점을 전혀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시험을 치렀다"며 "회화시험을 볼 때에는 얼굴이 빨개졌고 이마에 송글송글 땀까지 맺혔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또 "5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내가 김정일에게 한 질문과 대답이 생각난다"면서 "그는 떠듬거리는 러시아어로 '나는 우리 아버지를 제일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나는 스포츠보다 영화를 더 즐깁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당시 김정일은 러시아어 회화보다 문법이 더 뛰어났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탈북 후 북한의 가족이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져 처형됐다는 소식을 듣고 죄책감에 시달려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고통스러운 원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서 "나의 유일한 바람은 김정일이 북한 사회를 개방해 굶주리고 헐벗은 북한 주민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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