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스타벅스 커피 한잔 마시기 위해서 2명의 통역이 필요했다.'
미국인 웨이단리(42)씨의 이유 있는 항변이다. 올림픽 관광차 베이징에 왔다는 그는 "스타벅스 체인점을 중국인들에게 물어봤지만 아무도 알아 듣지 못했다"며 "한국인 유학생의 도움으로 간신히 체인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싱바커(星巴克), 마이땅라오(麥當勞), 컨더지(肯德基). 생뚱 맞은 이름처럼 보이지만 글로벌 커피 체인업체 스타벅스,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와 KFC의 중국식 상호다. 싱바커의 싱(星)은 별(star)을 뜻하고 바커(巴克 bucks)는 소리 나는 대로 음을 빌려 만든 이름이다. KFC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영문 첫 글자를 소리 나는 대로, 맥도날드는 아예 비슷한 음만 차용했다. 햄버거(漢保ㆍ한빠오), 샌드위치(三明治ㆍ싼밍쯔)도 마찬가지다.
이런 혼란이 생기는 이유는 중국이 모든 외래어를 한자로 바꿔 쓰기 때문이다. 표기방법도 가장 비슷한 발음으로 한다는 전제만 있을 뿐 특별한 규정은 없다. 일반적으로 국가 기간통신사인 신화통신의 표기를 존중하는 것이 정설이다. 발음은 한어병음으로 표기한다. 한어병음은 중국어 발음기호로 일명 핀인(pin yin)이라고 부른다. 19세기 선교사들이 중국어 발음을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옮겨 적으면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령 한국은 한궈어(Hanguo), 미국은 메이궈어(Meiguo)로 발음을 표기하는 식이다.
재치가 번뜩이는 상호도 있다. '쉽게 살수 있는 곳', '즐거운 날 쇼핑하기'란 뜻인 이마트(易買得ㆍ이마이더)와 롯데마트(樂天瑪特ㆍ러티엔마터)가 대표적이다. 특히 소주 브랜드, 처음처럼(初飮初樂ㆍ추인추러)은 '처음 마시는 첫 즐거움'이란 뜻으로 본래의 이름과 뜻을 함께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계 대형 할인매장 까르푸(家樂福ㆍ짜러푸)도 '집안에 즐거움과 복이 들어온다'는 의미로 해석돼,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왕징에 사는 주부 리메이쯔(李梅子ㆍ37)씨는 "집 주위에 다른 유명 할인점도 있지만 거의 짜러푸에서 시장을 본다"며 그 이유로 짜러푸 브랜드가 훨씬 중국 친화적이라는 점을 꼽았다.
베이징=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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