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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金 리샤오펑 한국과 代이은 악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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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2008/ 金 리샤오펑 한국과 代이은 악연

입력
2008.08.20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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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9월 시드니올림픽 남자체조 평행봉 결선. 네 번째 주자로 나선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이주형은 9.812점을 받았다. 세계최강인 러시아의 알렉세이 네모프를 0.012점차로 앞선 스코어. 그토록 꿈꾸던 금메달이 눈 앞에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지막 7번째로 나선 중국의 19세 신예 리샤오펑이 9.825점을 받으며 이주형은 0.013점차 은메달에 머물고 말았다.

이주형이 대표팀 감독을 맡은 8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안타까운 장면이 재현됐다. 한국 선수의 얼굴은 이주형에서 유원철로 바뀌었지만, 좌절을 안긴 상대는 리샤오펑으로 같았다. 대를 이은 악연이었다.

당초 한국의 평행봉 금메달 가능성은 높았다. 간판 양태영도 있지만, 기량이 급성장한 유원철이 있었기 때문이다. 양태영과 김대은의 그늘에 가려져 있긴 했지만 유원철은 평행봉 메달 후보 1순위로 꼽힌 국내 평행봉 1인자였다. 마산중 2학년 때부터 평행봉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2006년 아시아선수권 동메달, 같은 해 세계선수권 은메달, 지난해 국제체조연맹 월드컵 3위 등 꾸준한 성적을 올렸다.

특히 고난도 기술을 소화할 수 있는 타고난 근력과 국제무대에서도 주눅들지 않은 담력을 갖춰 '국제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 체조 스타 양웨이도 평행봉에서는 충분히 제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리샤오펑의 복귀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올림픽, 세계선수권, 국제체조연맹 월드컵 대회 등에서 수확한 16개의 금메달 가운데 절반이 넘는 9개를 평행봉에서 딴 평행봉 황제. 2005년 발목 수술을 한 리샤오펑은 재활을 거쳐 지난해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올해 톈진과 독일 코트부스 월드컵에서 1위에 오르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리고 8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탈환하며 한국 체조의 올림픽 사상 첫 금메달 꿈을 두 번이나 앗아가고 말았다.

베이징=이승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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