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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칙칙한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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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칙칙한 세대

입력
2008.08.19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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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로세대> 라는 소설을 읽었다. 천유로, 요새 환율을 적용하면 150만원 정도인데, 그 책이 출간되던 2006년에는 '백만원 조금 넘는' 이었던 모양이다. 소설 내용은 간단하다. 대학을 졸업한 이탈리아 청년들이 단기계약직이든 각종 알바든 정규직이든 한 달에 100~150만원밖에 못 벌면서 아주 힘들게 산다는 얘기다.

젊은이들은 그 돈으로 생존하기 위해서 처절한 '회계사'가 되어야만 했다.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생활필수품을 구입하기 위해 대형할인마트에 가서 전자계산기처럼 움직여야 했고, 공짜에 가까운 돈으로 그나마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이 잡듯이 뒤져야 했다. 유럽 현대소설이라면 생활 벗어난 이들의 자의식 노래 아니면 옛날 역사 파먹기라고 생각해왔는데 의외였다.

이런 칙칙한 얘기를 쓴 소설도 있네! 어쩌면 그런 칙칙한 소설은 한국 출판업자들이 망할까봐 번역출판 안한 것일 수도 있다. 외국소설까지 사볼 수 있는 젊은이들은 좀 여유가 있다는 건데, 그런 여유 있는 젊은이들은 그런 칙칙한 인생 얘기 안 좋아한다! 하여간 유럽 젊은이들도 지지리 궁상으로 사는구나! 알바로 등록금 마련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시험준비(구직순례)로 단기계약직으로 비정규직으로 허덕거리고 있는 한국의 젊은이들처럼.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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